한기총 총무 '안 뽑나 못 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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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총무 '안 뽑나 못 뽑나'
  • 공종은
  • 승인 2006.03.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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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실행위서 “대표회장 직무유기-직접 선출하자” 격론


“총회가 끝난 지 2개월이 지났는데도 왜 총무를 선임하지 않는가. 직무유기다.” “좋은 인물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조금 더 기다려 달라.”


대표회장 선임 후 3개월이 지나도록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박종순 목사) 후임 총무 선출. 언뜻 보기에도 첩첩산중이다. 인물난에다 교단간의 대립, 전 대표회장과 현 대표회장 간의 불화설 등이 불거지면서 악재가 한둘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대표회장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겹치면서 표면상으로는 잠잠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내홍의 분위기가 역력하다.


후임 총무 왜 선출하지 못하나. 답은 간단하다. 마땅한 인물이 없어서다. 박종순 목사가 마음에 두고 있는 인물들은 본인들이 고사하는 입장. 물망에 올랐던 2~3명의 인물들은 박 목사의 러브콜을 이런저런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동안 박 목사가 강조하던 ‘실력있고 청렴한 이미지’의 인물이었지만 하나같이 이를 고사했다.

또 다른 부류는 교단 정치의 핵심에 있거나 정치적 이해타산에 의해 얽히고설킨 인물들. “대표회장 출마 당시 지지 약속을 받으며 맺었던 일종의 동맹결의가 이제 박 목사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홍수 속에서는 생수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임 총무 박천일 목사의 임기는 지난 1월 26일 정기총회 때까지.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공석으로 있다. 대부분의 경우 총회 전 마지막 실행위원회에서 대표회장이 선출되고, 정기총회 이전까지 총무 인선을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이후 3개월여를 표류하게 되자 불만과 불신, 박 목사의 리더십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불거지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가 표면화된 것은 지난 21일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 예장개혁선교 총회장 김윤기 목사는 “대표회장 취임 후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총무 인선이 지연되는 것은 직전 회장과 현 회장 간의 기싸움 때문이 아니냐. 직무유기”라며 그동안 형성된 불신의 기류를 표면화시켰다. 나아가 “이 상황에 대해 해명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이 자리에서 총무를 선출하자”고 더 압박해 들어갔다.

 

분위기가 이렇게 되자 길자연 목사가 “총무 선출을 위해 대표회장이 심사숙고하는 중이어서 그런 것이지 직무유기가 아니다. 보다 좋은 총무를 선출하기 위한 고뇌의 흔적”이라고 발언, 대표회장을 거들었다. 박종순 목사 또한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다. 곧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발언, 후임 총무 선출과 관련한 일정이 조금 더 길어질 가능성을 남겼다.  


실행위원회에서의 분위기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됐지만 문제는 박 목사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 한기총 정관을 무시한 독단과 독주라는 지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기총 정관상 대표회장 당선자가 취임하기 전에 직전 회장과 협의해 총무를 추천한 후 실행위원회가 이를 인준하도록 되어 있는데도 현 대표회장이 이 규칙을 어김으로써 그 부작용이 일고 있다”는 지적.

또한 “박 목사가 최근 최성규 목사와 만난 자리에서 내정된 사람이 없으니 마땅한 사람을 추천할 것을 의뢰했고, 이에 따라 최 목사가 최 모·홍 모 목사를 추천했지만, 박 목사가 이미 1개월 전에 김 모 목사를 내정, 본인에게 통보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이 더 커졌다”고 덧붙인다.


사무국 직원들의 임명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사무총장과 각 국장들의 경우 총무의 천거로 대표회장이 임명하는 것이 사무처 규칙. 그러나 “전임 회장 최성규 목사가 건낸 사무국 직원 전원의 일괄 사표를 박 목사가 총무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 임명을 강행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리더십에 대한 의심과 함께 일부에서는 대표회장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움직임도 포착되는 상황이어서, 총회 후 2개월이 지나도록 총무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하는 박종순 목사의 취임 3개월은 이래저래 시끄럽고 고달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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