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엘리트, 교육·경제분야에 ‘미국화’ 심화시켜
상태바
유학 엘리트, 교육·경제분야에 ‘미국화’ 심화시켜
  • 운영자
  • 승인 2006.03.08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 유학,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도영교수<일리노이주립대>


오늘도 세계의 수 많은 젊은 인재들이 미국을 향하여 유학의 다리를 노크하고 있다. 한국의 유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유학이 대학과 대학원 중심에서 조기 유학으로 옮겨가면서 한국의 총 해외 유학생 수는 16만명(2004년)에 달하며, 국가별로는 미국이 4만9047명으로 가장 많다. 여기에 편승하여 불법으로 유학을 떠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그러나 유학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순기능을 부정할 순 없다. 유학을 통해 새롭고 넒은 지식의 기반을 쌓을 수 있고 세계의 흐름에 동승하며 학문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잇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도 단순히 유학이 가져다주는 사회생활의 이익들이 유학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필자가 만나본 유학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한국의 무너진 공교육 때문이며, 둘째는 한국교육의 숨막힐 것 같은 경쟁으로부터 자기자식을 살기 위해서다. 이러한 이유가 모두 한국교육의 문제에서 출발했다는 데에 다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중 해외유학파들은 지금 한국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한국의 ‘지적담론’과 사유의 흐름을 주도하는 지식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영향력있는 기업의 경영진으로, 정부의 각종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관료로 자리잡고 있다.

일들은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엘리트집단으로


16만명이나 되는 한국의 고급두뇌들이 미국교육을 받고 박사학위를 받는 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미국 의존도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한국의 엘리트 집단은 미국교육의 패러다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나아가 미국사회와 문화의 ‘잔영’들은 우리사회의 ‘전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들은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우리사회의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어찌 하겠는가?

1998년 IBF사태는 경제문화의 미국화, 즉,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받아들인 결과요 산물이라는게 중론이며, 그 주도적 역할을 한 그룹은 미국박사학위를 받은 우리나라 경제 엘리트들이었다.

비단 경제뿐만 아니다. 교육문화의 미국화는 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 내신제도, 방과후 활동 대학입시와 연계, 신입생 전원 기숙사 입소, 국정 교과서 폐지, 사회봉사 대학입시반영, 특기자 대입전형, 수시모집 등등 굵직굵직한 제도에서부터 교육과정의 내용, 평가방법, 수업전략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분에서 선진국 교육문화의 전형들이 그대로 투사되고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이젠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어서 한 사회 뿐만 아니라 개인차원의 삶까지 방향과 내용을 결정짓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교육은 사회적 산물이다.

따라서 어느 사회든지 고유의 문화가 존재하며, 문화란 사회 구성원의 삶의 존재양식을 대변한다. 그런데 미국문화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자신의 나라의 사회적 문화적 존재양식과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사회적 갈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법칙상, 의존도가 심할수록 갈등은 깊게 패이게 된다. 너무 깊게 패인 골은 결국 1998년 외환위기같은 국가의 위기를 생산해 냈다. 이러한 이슈들은 분명 해결되어야 하는 당위성과 시급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대안을 찾는데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해외 유학의 허점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