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2006년 한국교회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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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2006년 한국교회 기상도
  • 이현주
  • 승인 2005.12.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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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여전히 ‘흐림’ ...정치참여-성장론 대세 이어질 듯

  


 

2006년 교계 기상도는 사학법 논란으로 얼룩진 2005년 후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말 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권고함으로써 정부정책과 기독교 보수권의 대립은 계속 될 전망이다.

사학법 논란 새해에도 지속

문제는 순수하게 신앙적 양심과 신념에 의해 정부정책과 대립하느냐에 있다. 이미 교계 일각에서는 교회가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비친 바 있다. 한나라당의 장외집회처럼 교계도 촛불기도회 등 시청 앞 집회를 수차례 개최하며 정치색을 드러냈다.

게다가 대선이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로운 대통령 만들기에 교계가 일조하는 모습을 나타낼 기색이고, 정부 정책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순수한 신앙의 발로가 아닌 정치 주도권 장악이라는 곱지 못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새로 한기총 대표로 선출된 박종순목사의 보수성 짙은 카리스마 리더십이 직전 한기총 색채와 비교할 때 어떻게 차별화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한기총이 아니더라도 정권교체를 염두에 둔 교회정치집단이 지난해 대거 탄생하면서 교회의 정치개입은 보다 가사화될 전망이다.

우파 가세하며 불길 확산

이미 건전한 우파를 선언하며 김진홍목사가 주도하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창립됐고, 서경석목사를 중심으로 보수색을 드러내는 ‘기독교사회책임’이 활동을 시작했으며, 극보수의 상징인 김홍도목사를 수장으로 세워 ‘서울기독교총연합회’가 탄생하는 등 정치색을 띤 다양한 단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화두가 됐던 ‘북한 인권’도 올해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며 교계의 입장차이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한해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던 교회협의회도 2006년에는 제 색깔 찾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교단장협의회가 주도한 교회협-한기총의 통합작업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사업공조에 초점이 맞춰진 것도 교회협의 입장을 한층 수월하게 하고 있다. 워낙 양 단체의 입장차이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신학적 논의없이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 기구통합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2007년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협은 기장교단에서 새 총무를 맞이하고 기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제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장은 ‘교회협 기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내년에 세계교회협의회 관계자 등을 초청, 가칭 ‘세계 평화통일 웍샵’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교회협 제 색깔 회복할 듯

또 사학법과 양심적 병역 거부 등 정치 사안에 있어 교회협은 한기총과는 반대 입장에 서있다. 한기총이 ‘반대’입장을 거듭 외치는 반면 교회협은 아주 작은 소리로 찬성입장을 밝혀왔다. 결국 두 단체는 교계 행사의 협조는 가능할지 몰라도 정치 사안에서의 연합은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에는 4년 주기로 돌아가는 교회연합단체 주요 요직의 교체가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부와 명예’ 측면에서 가장 탐내는 자리인 CBS사장직이 이미 채용공고를 냈고 이사장 자리를 둘러싼 계파구성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안정적인 임기를 보낸 정지강 기독교서회 사장만 지난 연말 이사회에서 재선됐을 뿐 아직 CBS는 구체적인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예종탁 이사장 후임으로 공공연히 CBS 진입을 선언했던 신경하 감리교 감독회장과 충청권 인맥을 두툼하게 쌓아놓은 최기준 성공회 파송이사 등이 대결구조를 보이고 있고 이정식사장이 연임보장과 굿TV 사장 두 자리를 놓고 바쁜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연합사업기관 주요 요직도 2006년 상반기엔 모두 마무리될 전망이다.

‘21세기 찬송가’ 발행 초미의 관심

올해 가장 관심을 끄는 사업 중 하나는 ‘21세기 찬송가’ 발행여부. 찬송가공회는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며 “반드시 발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성서공회가 지난해 합동측과의 극적 합의로 개역개정판 보급에 성공하면서 성경과 찬송의 동시교체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이종윤목사를 중심으로 추진됐던 주기도문-사도신경 새번역이 가을총회를 앞두고 재도전을 선언하고 있어 큰 틀에서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21세기 찬송가’가 발행되더라도 이를 둘러싼 논란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기는 주기도문-사도신경 새번역도 마찬가지. 재추진이 시작되면 여성계와의 갈등을 불 보듯 뻔한 일. 성도들의 혼란과 상관없이 명예와 성과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가운데 보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며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유에 귀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굵직한 국제행사 잇따라 열려

2006년 한국교회는 국제규모 행사가 잇다라 열릴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준비로 분주한 형국이다.

세계선교협의회가 오는 6월 ‘세계선교대회’를 개초하고 감리교가 ‘세계 감리교대회’를 유치했으며 대한성공회 중심으로 세계 성공회 지도자들이 남과 북을 오가며 동북아 평화 및 한반도 평화통일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기장도 ‘평화공동체운동본부’를 발족하면서 세계교회협 관계자 등 을 초청, 국제 포럼을 진행한다.

특히 세계선교협의회는 향후 25년간 선교정책을 수립하고 받는 선교에서 주는 선교로 전환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성장론’ 올해도 대세

한동안 정체의 늪에 빠진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해 ‘성장론’도 대두될 전망이다. 2007년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을 앞두고 대다수 교단이 창립 100주년의 역사를 함께 맞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흥과 성장’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성령100주년을 한국교회 하나의 힘으로 결집하지 못한 채 각 기관과 교단별로 사분오열도니 채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들 교단과 단체가 각각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주도권 다툼에 빠지는 모습이 우려되고 있다.

회개와 영적 각성의 해로

이런 부정적인 모습 속에서 100주년을 회개없이 맞이할 수 없다는 한국교회의 자성도 요구된다. 교단들이 분주하게 100주년을 준비하는 사이 정작 100년 역사속에서 함께 하신 하나님의 크신 섭리와, 성장과 분열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뒷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교회를 보는 외부의 시각이 세속화와 물량화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한국교회는 스스로 변화화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처해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성령100주년을 앞두고 영적각성과 회개운동이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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