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발전시키되 생명 존중 범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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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발전시키되 생명 존중 범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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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9.2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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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복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상은 원장<샘안양병원 / 누가회  생명윤리위원장>


난치병과 희귀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줄기세포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문제는 줄기세포가 인간배아복제가 아니면 전혀 구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배아복제의 대안으로 성체줄기세포와 태반과 탯줄에서의 추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미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상당 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과학은 계속 발전시키되 인간 생명은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확신한다. 처음에는 좀 더디 걸리는 것 같더라도 윤리적인 방법이야말로 과학의 발전을 더 견고하게 하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어떠한 방법도 자행될 수 있다는 공리주의는 다음 단계의 인간 욕구로 이어질 것이다. 줄기세포로 해결되지 않는 인간의 장기를 얻기 위해 인간 배아를 더 키워 수개월 된 태아상태로 발육시킨 후 장기를 얻어내는 방법이라든가, 인간개체복제를 시행한 후 필요한 장기를 분리한 후 복제된 인간개체를 폐기시키는 행위 등이 그것이다.

인간 생명은 연속적인 과정이기에 어느 시점에서 장기나 세포를 추출했느냐는 사소한 차이일 뿐이며, 결국 인간 생명인 배아의 복제는 인간 복제의 한 형태일 따름이다. 목적이 좋으면 어떤 수단도 허용될 수 있다는 논리라면 클로네이드사가 성공시켰다고 주장한 불임여성의 복제인간 탄생도 비난할 근거가 없어지는 셈이며, 모든 생명공학의 실험은 다 허용해야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이 윤리경영에 있듯이 진정한 국가경쟁력은 윤리적인 과학과 산업에 있다고 본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에 몰입하면 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이번 실험으로 외국의 생명공학계가 찬사를 보내왔지만, 또 한편으로 세계의 생명윤리계와 종교계에서는 한국의 비윤리적 실험강행에 대해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마치 생명윤리학자나 종교계는 과학의 발전을 늘 가로막는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독교는 과학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인도와 중국의 고대문명에서 현대과학이 꽃핀 것이 아니라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서구에서 과학이 발전되었음이 이를 입증하는 것이다. 기독교는 과학의 발전을 통해 난치병이 치료되고 불임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단지 이를 위해 다른 인간생명이 파괴되고 짓밟히지 않아야 한다고 믿기에 생명윤리의 테두리 안에서 생명과학이 발전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불임 여성의 안타까움을 해결해야겠지만, 인간복제를 한다거나 필요이상의 많은 잉여 인간배아를 만들어 냉동 보관하거나 폐기 처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난치병 환자를 치료하더라도 인간배아를 복제하거나 인간생명을 파헤치는 생체실험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인간배아연구에 집착하는 대신에 더 과학을 발전시켜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하거나 인간배아를 헤치지 않으면서도 가능한 줄기세포연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다시금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인간 배아는 과연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할 인간 생명인가? 과학의 이름이라면, 하고 있다고 다 옳은 일이며, 할 수 있다고 다 해도 되는 것인가? 자기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연약한 인간생명을 과연 누가 지켜줄 것인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우리 모두는 생명지기로서 스스로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연약한 인간 생명을 지키는 사명을 감당해 내며, 아울러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함으로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범주 안에서의 생명과학의 발전을 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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