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총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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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총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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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9.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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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이제 한국 교회는 총회의 계절을 맞이했다. 바야흐로 한국 교회는 9월에 시작되는 총회를 계기로 각 교단마다 열띤 선거전과 정치 게임이 펼쳐지게 된다. 민주주의의 꽃은 총회를 통한 선거전과 정책 대결의 열띤 토론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각 교단의 총회가 일제히 열리는 9월 총회에 그같은 열띤 열기와 토론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어느 해 보다도 생산적인 결과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금년 총회는 별로 큰 이슈가 없다는 것이 관전자들의 평가다. 다만 관심사라면 해마다 과열되는 선거 질서에 대한 염려와 장로교 합동측 총회의 평강제일교회 문제와 광성교회의 허입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선거에는 반드시 과열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민주주의에서의 선거전에 어느 정도의 과열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야 축제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축제적 요소와 긍정적인 열기 그리고 화인플레이를 통한 선거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그와 같은 선거문화를 창출해 내고자 하는 것이 데모크라시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선거문화가 도를 넘어 과열되다 보니 질서를 위반하게 되고 상식선을 넘게 되어 해 마다 보는 이들의 염려를 더 하게 된다. 금년에도 이 문제는 예외 없이 과열상을 보일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 조금은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장로교 합동측의 두 교회의 허입 문제다. 이 두 교회의 문제는 워낙 민감한 문제이고 쉽게 판단하고 처리할 수 없는 문제로 이미 교단 내 뜨거운 문제로 번져버리고 말았다. 제 삼자의 눈으로 볼 때도 이 두 교회 문제는 좀 더 심사숙고했으면 좋을 뻔 하지 않았나 하는 문제였다는 것이 관전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두 교회 모두 문제를 지니고 있는데 두 교회를 정치적으로 받아들여 놓은 측에서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고, 대다수 교단 내 갱신 그룹 인사들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합동측 총회가 결국 이 문제를 어떤 모습으로 매듭지을 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여기서 염려되는 것은 장로교 합동측 교단의 일처리 모습은 그것이 일개 합동측 문제에 국한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1백20년을 맞이한 청장년기를 훨씬 넘긴 깊은 역사의 지경에 이르렀음을 우리는 헤아려야 한다. 이제 한국 교회는 매사 결단하고 판단할 때는 한 개 교단의 입장만을 생각하거나 교단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일을 처리해서는 안된다.

이제부터 한국 교회는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책임있는 행동과 판단과 지각있는 면모를 이루어 갈 때라고 생각한다. 역사가 그만큼 깊어져 간다는 것은 또한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게 부여되고 그에 상응하는 의무감도 주어진다는 점에 우리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그것도 일개 군소 교단의 대수롭지 않은 사안이라면 몰라도 세상에 다 알려지고 더 이상 감춘 채 살아갈 수 없는 책임있게 행동해야 할 거대 교단들의 사안이라면 마땅히 책임있는 행동으로 나와야 한다. 그것이 만일 비합리적이고 교단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판단이라면 결국 전체 한국 교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장로교 합동측의 이번 사태는 한국 제일의 교단을 형성해 나가겠다는 꿈을 이렇게 변칙적 방법으로 이루려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그것은 곧 한국 교회 전체에 질서와 도리를 송두리째 무시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로교단이 지니는 책임있는 위치에서 사려깊은 판단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정치적 논리보다는 상식과 도리가 강조되는 총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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