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의 맘몬화’ 우려, 경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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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의 맘몬화’ 우려, 경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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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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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통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인찬 목사<의왕중앙교회>


합동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한다. 정말 그러한가? 작금의 한국 교회는 합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합동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일방적이고 작위적인 목적 지향주의적 사고와 행태가 빚어낸 몸살이다.

나누임은 반 성경적이고 하나님의 뜻에 언제나 반(反)하는 것인가? 누가 그렇게 단정해 말할 수 있는가? 성경 속에서 배경 없는 주장이나 획일적 적용이 얼마나 무섭고 허망한 것인지를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아집일 경우가 많다. 결코 하나가 되어서도 안되고, 될 수도 없는 사람들이나 집단이 하나가 되면서 일어나는 두려운 일을 성경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개혁과 합동, 대신과 합정의 합동이 한국 교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합동을 사명으로 알고 어떻게든 합동시키려고 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왜 합동하려고 하는가? 할 말도 많고 나름대로 명분도 축적했을 것이다. 그러나 26년 또는 50여 년을 함께 한 식구들을 단호히 정죄하고 결별하기를 마다하지 않고, 합동지상주의 자처럼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합동이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인가? 한국 교회의 하나됨을 위한 용단인가? 그렇다면 내 가족부터, 내가 속한 공동체부터 추슬러야 한다. 합동, 좋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4개 교단의 합동이 진정 합동인가? 명실공히 4개 교단이 합하여 두 교단이 된다면야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현실이 그러한가? 4개 교단이 합동을 한다고 어지럽혀 놓은 교계는 6개가 될지, 8개가 될지 모르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합동을 반대하는 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길 셈인가? 그리고 책임을 떠넘기면 하나가 되기는 하는가? 또 넘기면 그 책임이 넘겨지는가? 일치의 과정이 생략된 채, 설득과 이해의 과정을 모두 생략해버린 채 교권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합동은 합동대로 자기네들을 설득하려 들지 아니하고, 오직 “합동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구호 아래 업적주의, 공명주의에 들뜬 교권주의자들의 미숙한 역사의식의 발로 일뿐이다. 개혁은 개혁대로 소지역 이기주의와 패배주의, 열등의식의 교권주의자들과 귀소본능(歸巢本能)을 조절하지 못한 노쇠한 자들, 그리고 더 그럴듯한 브랜드를 찾아 떠도는 아류들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소용돌이에 불과하다.

진정한 합동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합동을 생각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하나되도록 어우르는 인애(仁愛)와 포용(包容) 그리고 설득과 인내로 세월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진정한 합동은 너와 헤어지고 또 다른 너와의 만남이 아니라 더불어 모두의 만남이어야 한다.

선한 목적(?)의 성취를 위해 방법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합동이 진정 한국 교회의 미래를 향한 선하고 옳고, 바른 것이라면 방법도 그래야 옳다. 거짓과 기만 그리고 세속 사회에서도 사라져 가는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구시대적 흑백논리와 교권주의적 정죄 그 속에 애당초 무슨 합동이 가능하겠는가? 교단의 절대적 가치나 힘은 이미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독립교회연합이나 독립 노회, 독립 교회들의 출현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교권의 맘몬화를 경계한다. 목적을 위해 불가피하게 하나로 뭉친 그 시대의 모든 교권이 견제 없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불법과 탈법을 동원하여 신성모독(神聖冒瀆)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스도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다.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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