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시작한 제헌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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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시작한 제헌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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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7.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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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환 목사<천안대 교수>


지난 17일 제 57회 제헌절 행사를 가졌다. 제헌국회는 1948년 5월 31일 오후 2시 옛 중앙청 회의실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5.10 총선으로 뽑은 국회의원 1백98명이 모여 임시 의장 이승만 박사의 사회로 열렸다.

이날 기도 순서를 맡은 감리교 목사인 이윤영 목사는 고통 중인 이 민족을 돌아보시고 축복하시며 독립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분단된 조국의 고통과 수치를 씻어 주시고 통일의 미래가 속히 오게 해 주실 것과 민생의 복락과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제헌 국회의원 총 1백98명 중 크리스천 의원은 50여 명으로 이중 목사 의원이 4명이었다. 크리스천 비율은 1/4밖에 안됐지만 당시 크리스천들의 활약은 돋보였다. 본래 총선을 1948년 5월 9일로 하려고 했지만 이 날이 주일이어서 다음 날인 5월 10일로 총선 날짜를 바꾼 것이다. 이 의원이 기도할 때는 모든 의원들이 다 일어서서 기도했다. 우리 제헌국회는 이렇게 예배로 시작한 것이다.

그 후 우리 국회는 수다한 국난과 더불어 요철이 심한 기복 속에서 오늘에 이르렀다. 광복 이후의 혼란기와 특별히 6.25전쟁 이후의 필연적인 남북 대치와 이념 갈등 등은 어쩔 수 없는 역사의 산물들이다. 오랜 기간의 군사문화의 고착과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 당권을 장악한 몇 사람들의 입 기운으로 국정이 오락가락하던 암울한 시기 전후의 안보와 경제재건 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당면한 현실에서, 그러면서도 민주화라는 또 하나의 과제는 극단적인 이념 대결과 보수 진보의 흑백논리는 국정 전 분야와 모든 영역의 진통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제 우리 국회도 많은 변모를 가져왔다. 과거와 같이 몇몇 가진 자들의 시녀에서 벗어난 것만은 사실이다. 분명히 이것은 바른 개혁이다. 더욱이 17대 국회는 젊은 초선 의원으로 2/3를 교체한 셈이다. 그러다보니 경륜은 적고 의욕은 앞서고 종적인 경륜이나 윤리를 벗어난 지나친 횡적 주장, 과거 민주화의 공이 새로운 기득권을 형성해 남을 포용하지 못하는 극단의 모습도 비친다.

이번 제헌국회 57회를 맞으면서 6선 의원인 김원기 국회의장은 인터뷰에서 “우리 국회가 많이 변화되며 개혁되고 있음을 국민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아쉬운 말을 전했다.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미국은 75%인데 비해 우리는 18%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아프게 말하면서, 임기 동안 51%까지 올리기 위해 만나는 사람마다 국회 사랑 정치 사랑을 역설한다고 했다. 특히 김 의장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전국 목회자들에게 제헌절을 맞아 따뜻한 격려와 기도를 부탁하는 서신을 발송한 바 있다.

57회 제헌절을 맞아 우리 국회는 제헌국회 초심으로 회복되기를 소원하면서, 한국 교회의 새로운 나라 사랑 정치 사랑 국회 사랑의 새 장이 열려지기 바란다. 기도로 시작한 제헌국회와 같이 초심으로 돌아가는 우리 국회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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