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참된 변화 일어날 때 진정한 회개와 용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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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은혜로 참된 변화 일어날 때 진정한 회개와 용서 가능”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10.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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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 ‘화개와 용서로 하나되는 한국교회’

백석대학교 백석정신아카데미(총재:장종현 목사)가 제7회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회개와 용서에 대해 다뤘다. 진정한 회개와 용서는 ‘참된 믿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한국 교회 연합의 길을 모색해보았다. 이날 포럼 좌장은 백석대 류호준, 장훈태 교수가 맡았다.

복음의 본질 잃은 동로마교회 멸망에서 교훈 찾아야
주기도문에 ‘용서’기록… 변화 없는 삶이 가장 큰 죄

죄에 대한 인식과 회개
예수님을 만날 때 가능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회개와 용서’가 선행되어야 한다. 장신대 김명용 총장은 “회개와 용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회개하지 않고 국가도 회개하지 않는다. 회개가 없으니 용서는 물론 없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비극이고 갈등이 깊어지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회개가 없다는 것은 죄를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 잘못을 하고도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신학은 율법이 죄를 깨닫게 한다고 가르쳐왔다. 그러나 율법은 죄를 깨닫게는 하지만 회개로 인도하지는 못한다. 인간의 참된 회개는 복음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율법이 선하고 인간으로 하여금 죄를 깨닫게 한다고 할지라도 이내 인간은 악을 행하고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된다”며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자신의 깊은 죄악을 인식하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이 꼽은 성경 속 회개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이웃에게 지은 잘못을 회개해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선을 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는 죄를 회개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회개는 하나님 나라를 향한 근원적인 삶의 태도에 변화를 의미한다는 것. 김 총장은 “이것은 엄청난 기쁨을 향해 가슴을 여는 것이고, 지금까지 지배당하던 마귀의 지배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통치에 자신의 삶을 맡기는 것을 의미하는 회개”라고 주장했다.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회개만이 참된 화해와 평화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용 총장은 “회개가 있어야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용서’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삭개오와 탕자의 비유를 예로 들면서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조건 없는 사랑이 회개를 불러온다고 설명한 것.

김 총장은 또 “회개와 용서는 성령의 역사”라며 근거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제시했다. 십자가는 우리의 참된 실상을 드러내는 장소이며, 내 죄의 깊이와 넓이를 계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죽음으로 우리의 죄를 사하신 예수님의 십자가야말로 사랑과 용서의 극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할 때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죄를 사할 것이며, 우리가 형제를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 아버지께서도 우리에게 이와 같이 하실 것이라는 주기도문 속에서 신속하고 조건 없는 회개와 용서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람은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회개와 용서의 사람이 된다”며 “민족이나 국가의 회개와 용서도 성령의 역사이고, 성령에 주도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민족이나 국가의 회개와 용서에 주도적으로 영향을 미쳐야 화해와 평화의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열과 갈등에 빠진 동로마교회
한국교회 연합사업에 주는 경고

회개와 용서가 없는 세상은 분열과 갈등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서로 미워하고 다툰 결과는 참담하다. 복음에서 떠나 교만과 탐욕에 빠진 교회는 멸망했다. 교회의 분열과 쇠퇴가 나라를 망하게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동로마교회 안에서 일어난 성화논쟁은 결과적으로는 교권싸움이었다”며 “복음의 본질을 잃어버린 채 끊임없는 성화논쟁을 일삼던 동로마교회는 분열하고 다투면서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회개와 용서 없이 다툼에 빠진 동로마교회는 이슬람의 점령으로 비참한 역사를 맞이하고 말았다. 동로마 제국이 함락되기 전 황제 마누엘 2세는 서구 기독교 국가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교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당했다. 마누엘 황제는 “형제들이여, 우리가 다 똑같은 기독교인이 아닙니까? 교리가 좀 다르면 어떻습니까? 만약에 콘스탄티노플이 망하게 되면 언젠가는 유럽도 다 이슬람화가 되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황제의 호소는 외면당했고, 결국 콘스탄티노플은 이슬람에 의해 정복되고 말았다. 이후 서구 유럽도 이슬람과 유혈 전쟁을 치러야 했다.

동로마교회를 예로 든 소강석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전히 지나치리만큼 편집증적인 전통과 교리적인 자존심 때문에 서로 싸우며 연합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진리를 고백한다면 약간의 신학과 교리적 차이가 있더라도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되기 위해서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공동체 신앙과 연합의식을 회복해야 한다”며 “분쟁과 싸움을 그치고 하나 되어 민족복음화, 통일조국, 세계선교를 향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하나님 은혜로 용서 받았다면
우리도 조건 없이 용서해야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한국교회에 화해와 용서는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용서는 예수님의 중요한 메시지이자, 사역의 중심이었다. 믿는 자라면 당연히 성경적 용서에 순종해야 한다. 용서의 삶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주기도문’ 속에 잘 드러나 있다.

백석대 최갑종 총장은 “예수님을 통해 제자로 부름받은 자들에게 이미 용서가 조건 없이 은혜로 주어졌을지라도, 은혜로 받은 용서를 사람들에게 나누는 선행적인 용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개한 사람만 용서하겠다는 생각도 성경적이지 않다. 최 총장은 “하나님의 용서가 우리의 회개를 조건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상 하나님의 용서는 그 자체로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창조적인 능력의 용서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용서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체험한 자는 반드시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한국교회는 복음적 신앙과 열심 등을 포함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분법적 사고와 행동이라는 단점도 있다”며 “용서하는 것과 용서받는 것,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책임, 믿음과 행위, 기독론과 제자론, 칭의와 성화 등을 각각 다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예수님에 대한 화려한 기독론적 고백과 찬송은 넘치는데 십자가를 지는 제자도는 빈약하다”며 “십자가 신학으로 돌아가 믿음으로 사는 삶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평을 맡은 백석대 장동민 박사는 “회개와 용서에 나타난 성경의 가르침은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다”며 “하나님께 용서받은 죄인으로 자신을 깨닫게 될 때, 나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의 발표에 대해 백석대 임원택 박사는 “연합운동이 신앙적 내면화와 병행해야 한다는 부분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깊이 되새겨야할 지적”이라며 회개와 부흥운동이 새롭게 일어나야 한다는 제안을 적극 수용했다.

총신대 정창욱 박사는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6:15)는 말씀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남을 용서하지 않으면 구원과 용서를 받지 못한 사람과 동일한 상황이 되고 만다”고 경고했다.

‘회개와 용서’를 주제로 다룬 이날 포럼은 진정한 회개와 용서는 ‘참된 믿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결론을 모았으며,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받은 은혜와 사랑을 전하는 삶의 전환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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