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풍족히 쓰자’는 핵에너지의 유혹 … 과감히 떨치고 ‘불편의 길’걸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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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풍족히 쓰자’는 핵에너지의 유혹 … 과감히 떨치고 ‘불편의 길’걸어가야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3.03.06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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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은 ‘탈핵 주일’… 핵없는 세상 꿈꾼다

▲ 지난 2011년 3월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이 지나간 후 후쿠시마 현 내 원자로발전소 10개 중 4개가 연달아 폭발했다. 이와 관련 지역 주요언론은 원자로 폐쇄는 205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제공: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창조질서 파괴 하는 ‘핵’ 교회차원 환경보전, 대안에너지 필요
교회협, 환경보호 위해 서울시와 에너지 절약 MOU 체결
후쿠시마 폭발사고일인 3월 11일 직전 주일은 ‘탈핵 주일’로 제정

환경보호 위한 협약과 이를 위해 제정된 탈핵 주일을 아시나요?

2011년 3월 11일. 대지진과 함께 시작된 쓰나미의 영향으로 일본 후쿠시마현에는 전례 없는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후쿠시마현 내 10개의 원자로 중 4개가 연달아 폭발함에 따라 지역 내 16만 명의 주민이 보금자리를 옮겼고 6만2천2백여 명은 방사능 오염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다.

지진과 쓰나미, 핵발전소 사고 등 삼중고가 후쿠시마현을 휩쓸고 지난간지 2년. 일본 내 ‘동일본대재난’으로 불리는 사고의 중심에는 아직도 후유증과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원자로 폐쇄는 2050년에, 그리고 이를 위한 핵 연료봉 제거작업은 2022년에나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사고 발생 후 40여 년이 지나야 점차 본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독교 단체도 그 위험성을 알리며 탈핵사회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전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2주년을 맞이해 ‘탈핵 사회’를 꿈꾸는 기독교 단체의 활동과 그 이유에 대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 2011년 지진과 함께 쓰나미가 지나간 동일본 해안마을. <사진제공: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 위험한 유혹 ‘핵 에너지’
탈핵 사회를 추구하는 기독교 단체의 주장에는 기본적으로 핵에너지 사용에 따른 위험성이 뒷받침되어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이미 후쿠시마현 핵발전소 폭발사고를 계기로 1970년 이후 42년 여 만에 자국 내 54기 핵발전소에 대한 가동중단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도 2022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기하고, 재생가능 에너지 중심의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핵에너지가 갖는 막대한 에너지양에 뒤따라오는 위험성에 세계가 주목하며 대안에너지를 찾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기장 총무 배태진 목사는 탈핵토론회에서 “핵 위험으로부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고 나아가 하나님과 인간, 자연의 생태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핵의 위험성을 분명히 알리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 운동과 대안 에너지 개발 확산운동을 위해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일본 후쿠시마현 원전 사고에 대한 현장 소식은 최근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김명혁 목사)의 2월 월례발표회에서도 알려졌다. 이날 후쿠시마현 교회연합회 회장 기다 케이지 목사는 “원전 폭발사고로 약 16만 명 주민의 강제퇴거 조치가 있었다”며 “사고 후 2년이 지났지만 오염된 땅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정화를 했지만 방사능 수치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주민들은 임시로 땅 겉부분을 3cm 정도 파서 정원에 모은 뒤 비닐로 덮어놓는 것으로 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염된 토양 정화 작업이 일부 추진되고 있지만 주민들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

일본복음동맹부이사장 나까다이 다까오 목사도 “2년이 지난 지금도 재난현장은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라며 장기화되는 원전사고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 않도록 한국 교회에 기도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그는 원전 사고로 인해 지역 주민 간 분열현상도 일어나고 있다며 피폭 정도와 그에 따른 보상여부에 대해 주민 간에도 각기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한국복음주의협회는 지난 2월 일본복음동맹 관계자를 초청해 한ㆍ일교회협력 사항에 대한 발표회를 가졌다. 일본 목회자들은 이날 후쿠시마 피해 현황에 대해 전하며 한국 교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 다음세대로 이어지는 피폭의 공포
일본이 자국 내 원전사고에 민감한 이유는 이미 두 번의 피폭 경험을 통해 그 위험성을 알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 시기 피폭자에 대한 경험은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도 이미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원폭피해자협의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핵폭발로 피폭된 재일 한인 수는 약 7만 명. 국내외 연구 자료에 따르면 그 중 4만 명이 사망하고 3만 명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존한 피폭자 중 2만 3천 명은 해방과 동시에 한반도 남쪽으로 귀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로부터 68년이 지난 지금 피폭 후유증과 각종질환으로 사망한 국민을 제외하면 현재 2천670여 명이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등록되어 있다. 협회는 북측에도 원폭 피해자 2천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중 380여 명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피폭자에게 가장 큰 문제는 1세대뿐만 아니라 2세대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피폭 2세 수는 국내에만 7천 5백여 명.

199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원폭피해자 실태조사에서 피폭1세 중 31%가, 피폭2세 중 28%가 자신의 건강과 함께 자녀의 건강에 대해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실시한 피폭 두 세대에 대한 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원폭1세대는 일반인보다 우울증 위험이 93배 높고, 백혈병이나 골수종과 같은 조혈 계통 암은 70배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사망한 원폭2세 중 10세 미만이 52.2%로 나타났으며, 그 중 과반수 이상이 원인불명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밖에 피폭 1세대에서는 정신분열증이 36배, 갑상선질환이 21배, 심근경색 및 협심증 19배, 자궁암 8.7배, 위암 4.5배가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폭2세에 있어서도 빈혈이 88배, 심근경색ㆍ협심증 89배, 정신분열증 18배, 간암 13배, 백혈병 13배 높게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교회는 이와 관련 최근 원폭피해자 및 그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피해자 지원 특별법 발의에 참여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이사장:손인웅 목사)은 지난달 2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통합민주당 이학영 의원의 ‘원폭피해자 특별법’ 발의와 관련 주요 운영위원 단체로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같은 날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에서도 일본원폭피해자 및 위안부피해자와 함께 기도하는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이날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도 지난해 12월 발의한 ‘원자탄 피해자 실태조사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과 관련 성도들의 지지와 참여를 부탁했다. 여ㆍ야 양측이 두 달 간격으로 발의한 원폭피해자 특별법이 시행되면 의료지원을 포함해 피폭자에 대한 지원이 원폭피해 실태조사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원들이 긴급구호를 위해 참여한 동일본 재난 현장. <사진제공: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 새로운 대안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핵에너지의 역기능을 살피고 대안에너지를 조명해보는 한국 기독교 단체의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와 교회와사회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탈핵토론회에서 대안을 모색했다.

또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그 연장선에서 올해 본격적인 탈핵 관련 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교회협은 지난해 5월 서울시와 에너지 절약 및 생산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가 추진 중인 ’건물효율화사업‘에 교회가 적극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교회협 관계자는 “시에서는 기후변화기금에서 연2% 이자로 교회 건물 창호공사 및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는 공사비 등을 융자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교회협 사무국이 위치한 한국기독교회관은 창호공사를 통해 연 30%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고 몇 몇 교회는 형광등을 LED등으로 전환하며 환경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국제수은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회의 합의에 따라 오는 2020년부터 형광등으로 대표되는 수은제품 생산이 금지되는 만큼 한발 앞서 환경운동에 동참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교회협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3월 11일 전주를 ‘탈핵 주일’로 제정하고 올해부터 이를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첫 탈핵 주일은 핵발전소 건설부지로 선정된 강원도 삼척시 829기념공원에서 열린다.

지난 1월 7차 집행위원회를 연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그리스도인연대’ 는 오는 20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709호에서 8차 회의 및 정기총회를 갖고, 오는 29일에는 제7차 집행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교회협 생명윤리위원회 노혜민 목사는 “원전 반대는 반정부 친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문제다”고 말하며 “생명파괴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핵의 파괴적인 문제는 신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라는 점을 탈핵 주일을 통해 천명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가정에서부터 대기전력을 제로로 만들거나 에너지 효율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생활 속에서 작은 불편함을 참는 운동을 통해 후세를 배려하는 환경을 조금씩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전했다.

▲ 후쿠시마현 내 10개의 원자로 중 4개가 연달아 폭발함에 따라 지역 내 16만 명의 주민이 보금자리를 옮겼고, 6만2천2백여 명은 방사능 오염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다. <사진제공: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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