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교회, 가정집서 주일예배 드리기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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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교회, 가정집서 주일예배 드리기 '파격'
  • 송영락
  • 승인 2006.04.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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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목사, "재난과 박해 대비-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주일 오전 대예배를 예배당이 아닌 가정집에서 드려도 좋은가? 최근 한국교회가 나눔과 축제를 강조하는 열린예배를 수용하면서 예전을 강조하는 예배에서 나눔을 강조하는 예배로 전환하고 있다.


이처럼 주일예배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구촌교회(이동원목사)가 지난 9일 종려주일예배를 예배당이 목장(구역과 비슷한 의미)에서 드려 관심을 끌고 있다.

지구촌교회는 분당과 수지 소재 예배당에서 주일 오전 대예배를 드리지 않고 1천5백여 개의 목장에 흩어져 목자의 인도로 주일 대예배를 드렸다. 예배순서는 기도, 찬송, 말씀, 헌금, 교제로 주일 대예배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교제와 기도가 강조됐다.

이번 ‘목장교회 예배’는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드린 것으로 ▲ 주일예배를 드릴 수 없는 재난과 박해를 대비하여 ▲ 평신도목회자인 ‘목자’의 위치와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 예배의 소비자로 예배의 서비스만을 즐기는 ‘주변인 성도’들에게 소그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학자들은 지구촌교회의 시도를 ‘옳다, 그르다’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했다. 즉, 고린도 교회가 여러 개의 작은 가정교회로 이뤄진 것을 감안할 때, 주일 대예배를 예배당이 아닌 가정집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성경적으로 잘못됐다고 말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장로교가 강한 한국교회의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교회가 제자훈련과 셀을 강조하면서 지구촌교회와 같은 예배패러다임의 전환이 급격하게 수용하고 있다. 이미 일부교회들은 주일대예배를 축제예배로 드리면서 찬양과 교제를 강조하거나, 초신자를 위한 ‘구도자예배’를 지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새들백교회, 엘로우커뮤니티처지 등을 비롯하여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교회들은 새로운 예배 패러다임을 도입하고 있다. 이들 교회들은 주일 대예배를 믿지 않는 사람을 전도하려는 목적으로 ‘구도자 예배’를 지향하고 있다. 처음 교회에 오는 사람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설교의 내용을 성극으로 표현하거나 성가대 찬양으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주일 오후예배나 수요일 예배는 일반 성도들에게 맞춘 경건 예배와 성경공부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촌교회처럼 대형 교회가 예배당이 아닌 가정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지구촌교회의 목장교회 예배는 예배 패러다임 전환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목장교회 예배는 장로교 정서가 강한 한국교회의 일반 정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목장교회 예배는 예배의 장소와 본질을 거론해야 하는 ‘신학과 정서’를 함축한 복잡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일부 신학자들은 ‘회중교회’와 ‘공동체 속에 공동체’를 강조하는 침례교의 독특성으로만 한정짓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최근 제자훈련과 셀교회의 영향으로 교단의 벽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그룹과 소그룹의 균형을 원하는 많은 대형교회들은 목장교회 예배의 스타일을 지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학자들은 이런 변화가 성숙을 위한 과정인지 무분별한 도입인지를 놓고 진지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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