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 힘겨루기
상태바
오누이 힘겨루기
  • 운영자
  • 승인 2005.06.21 1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창 교수<천안대학교>


옛날 아미산 맞은편 산기슭에 오누이가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한다. 이 오누이는 두 사람 다 같이 세상에 알려진 힘센 역사(力士)로서 그 힘은 어느 쪽이 낫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만큼 비슷했다.

어느 날 이 오누이 역사는 듣기에도 끔찍한 목 베기 힘내기를 하기로 약속하였다. 오라비는 백 근이나 되는 쇠 구두를 싣고 백오십 리나 되는 서울을 당일에 갔다 오고, 누이는 그 동안에 아미산에다 돌 성을 쌓아 놓기로 했다. 여기에 진 사람이 목을 바치게 되는 것이었다. 이것을 안 어머니는 기어코 이 힘내기를 그만두도록 말렸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늙은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도 소용이 없었다.

힘내기는 시작되었다. 서울에 간 아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성을 쌓는 딸은 나머지 한쪽 문만 달게 되면 끝날 것 같았다. 이것을 본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어차피 두 자식을 다 살리지 못할 바에는 불쌍하지만 딸자식을 죽게 하고 아들을 살리기로 결심하였다. 그리하여 어머니는 꾀를 부려, 얼른 찰밥을 지어 놓고는 그것을 먹으라는 핑계로 딸의 일손을 멈추게 하였다.

누이가 거의 밥을 반이나마 먹었을까. 서울로 갔던 오빠가 돌아왔다. 이리하여 이 힘내기는 누이가 지게 되었고 가엾게도 오빠의 칼날에 누이는 죽고 말았다.

얼마 뒤에 누이의 죽음이 어머니의 술책 때문이었음을 안 오라비는 누이를 죽인 칼을 빼어 공중에 던지고는 가슴을 두드리며 죽고 말았다. 아들과 딸을 다 잃은 어머니는 그만 목을 매어 죽고 말았다. 이 때 아들이 공중에 던진 칼은 스스로 기운 좋게 훨훨 날아서 아미산에 꽂혔는데 그것이 움펑다리가 되었다고 한다.

충청북도 보은군 화북면 중앙리에 있는 아미산에는 낙타의 등같이 들어간 ‘움펑다리’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