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부정의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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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부정의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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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6.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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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핵집 목사<열림교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2/3가 바다이고 인간의 몸은 70%가 물로 되어 있다.
바다의 파도는 인간의 호흡과 일치한다고 한다. 바다에 넘실대는 물도 3%의 소금물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육지에 홍수가 나고 흘러내린 물이 바다로 밀려들면 바닷물의 염도가 낮아져서 심각한 위험에 처하곤 한다. 그만큼 바다에서나 인체에서나 소금은 생명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섭취하는 모든 음식물에서 염분을 보충하고 있고 그 염분으로 생명력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위급한 환자들이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피를 통해 공급하는 것이 링거액(소금물)이다. 본래 사람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구와 닮게 창조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모든 생태계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 생태계의 파괴는 곧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고 있다.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 라고 말씀하셨다.

바다의 3%의 염분 농도가 바다를 지키고 생명으로 가득 채우듯이, 인간의 생명을 몸속에 있는 0.9%의 염분이 지켜가고 있다. 소금은 화학적으로는 나트륨(Na)과 염소(Cl)의 화합물이지만 소금 속에 있는 수많은 무기질이 인간의 생명이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아주 작은 양이지만 소금의 성분이 바다를 지키고 인간의 생명을 지켜내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는 아주 작은 양이 아닌 20%가 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통계가 있다. 이 정도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생명력으로 넘쳐나야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왜 죽음이 판을 치는 문화를 경험하고 있을까? 왜 매일 눈을 뜨고 일어나면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모습으로 세상이 변해가고 있을까?

문제는 소금이 소금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소금이라는 이름은 있어도 그 소금이 가지고 있는 성분이 없어져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현상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예수님은 “소금은 좋은 것이로되 만일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이를 짜게 하리요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하시니라”(막 9:50)고 하셨다. 이미 예수님은 소금이 소금으로서 그 기능을 상실할 것을 간파하신 것이다.

소금은 음식물의 부패를 방지하고 보존하게 한다. 우리 민족은 여름철에 음식물이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소금을 넣어 발효식품을 만들어 먹어 왔다. 그리스도인들의 소금으로서의 역할은 부패를 방지하고 세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이 일을 하지 못할 때 그리스도인들은 맛 잃은 소금이 될 수밖에 없다.

음식을 할 때 마지막에 들어가는 것이 소금이다. 음식물의 재료들을 다 넣고 아무리 끓여도 그 음식은 맛을 낼 수 없다. 마지막에 소금이 들어가야 비로소 맛을 낼 수 있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주부들에게는 소금은 없어서 안 될 필수적인 것이다.

소금은 모든 것이 어우러져 맛을 내게 하고 화합을 가져오고 맛을 내는 일을 한다. 그리스도인의 사명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소금이 되기보다는 화려한 음식의 재료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사회의 위기가 있다.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자신을 감추고 조용히 음식에 스며들어 자기를 부정하여 맛을 낼 수 있는 소금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세상 속에 보이지 않게 자신을 희생하며 자신을 녹여 갈 수 있는 희생의 자리에 있을 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하나님 나라에 가까워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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