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한국교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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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한국교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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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6.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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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2004년 교계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연합과 일치였다. 많은 수고와 회의, 토론과 노력은 무성했으나 결과는 없었다. 한국교회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시대적 필요로 인정하며 해결책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상호 간의 불신과 정치적 장애 요소로 인해 결정적인 열매는 없다.

작년 한 때는 상당한 발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으나 보안법 폐지 문제가 부각되자 그동안의 노력들이 단번에 무너지고 말았다. 오랫동안 나뉘어 있던 두 기구가 하나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하고 있다.

또 한편 소수의 보수주의 신학자들 사이에 연합과 일치를 위한 노력은 진리의 일치를 무시한 채 외형적 연합만을 추구하는 포용주의로 보고 심각한 우려를 표현하기도 한다. 교단 총회장이나 단체장으로 선출되면 누구나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보겠노라는 의지를 천명하지만 아무도 이루지 못했고 다음 총회장에게 바통이 넘어가곤 했다.

2005년에도 화해와 일치가 역시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도 취임 인사말에서 한기총이 “화합의 중재자와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시대적 요청에 직면해 있다”며 이 문제를 또 내세웠다. “지역·계층·세대간 갈등을 해결하고 사회·국민 통합에 앞장서서 화합의 길로 나서야 할 때”라며 “한국 교회의 화합과 연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좋은 목표다.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분열임을 누구나 지적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한국 교회의 문제가 아니요 한국 민족의 역사적 과제다.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협력심의 부족’, 즉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의 부족이 우리 민족의 3대 단점 가운데 첫째로 꼽히고 있다.

한기총과 교회협 간의 문제는 한국인의 공통적 문제의 연속이다. 분열의 문제는 우리 모두를 괴롭히는 가시다. 예외가 없다. 누구나 알고, 언제나 있었고, 모두가 문제를 지적하며 해결의 필요를 말하고 있지만 아무도 해결하지 못하는 민족의 고질병이다. 단적으로 우리 민족이 21세기에 아직도 유일하게 분단된 국가로 남아 있다는 사실 하나로 세계에 유례가 없다.

한기총과 교회협이 기구적 연합을 위한 토론을 잘 진행해 왔으나 작년에 교회협은 보안법 폐지 찬성, 한기총은 반대의 입장을 취함으로써 한국의 정치적 대립 양상이 한국교회에 그대로 반영되어 신앙보다 정치가 한국교회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 동안 진행돼 왔던 두 기관의 연합 논의는 암초에 걸려있고 교회협 측에서는 한기총과의 대화를 중단하고 말았다.

필자는 아직 두 기구의 단일화를 지지하고 있다. 과거에 있었던 양대 기구 사이의 차이가 많이 좁아졌다. 수십 년 간 한기총은 복음주의 진영의 교회를 대변하면서 한국교회의 성장에 크게 기여해 왔고 교회협은 군사정권시대에 인권과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며 한국 사회에 공헌해 왔다.

이 두 운동은 다 한국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레의 두 바퀴였다. 그러나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민주화 운동의 주체들이 여당과 정부의 중심 세력이 되어버렸다. 두 기관의 공식적 신앙고백을 보면 거의 차이가 없다. 민족과 세계복음화를 강조한 한기총과 민주화 운동을 강조한 교회협 간에 사역적 차이와 정치적 견해에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한기총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이해가 커졌고 교회협은 복음적 노력의 부족을 인정하여 둘 사이의 간격은 좁아졌다. 금년에는 두 기구의 연합이 진일보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볼 수 있는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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