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 등급을 정하고 접대한 인색한 사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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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 등급을 정하고 접대한 인색한 사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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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6.0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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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창 교수<천안대학교>


옛날 어느 고을에 인색한 사또가 있었다. 그는 손님에 따라 접대하는 것을 달리 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하리(下吏)를 불러 놓고 영을 내렸다.

“손님이 오거든 너희들은 내가 어느 곳을 문지르는지 살펴봐야 하느니라. 만약 이마를 문지르면 상객이고, 코를 문지르면 중객이며, 수염을 문지르면 하객이니라. 접대의 풍족함과 빈약함의 차등은 이에 따라 차질 없이 수행하렷다.”

그런데 그 고을 선비 한 사람이 가끔 사또를 찾아가는데, 어느 날 이상하게도 자기가 받던 대접과 달리 다른 손님을 풍성하게 대접하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고 손님이 왔을 때 사또가 별도로 분부를 내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손님이 올 적마다 사또의 손이 얼굴로 올라가서 만지는 부위가 달랐다. 그리고 자기가 왔을 때는 턱을 문질렀고, 이마를 문지를 때 풍성한 대접을 받게 된다는 비밀을 알아내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사또를 찾아가 인사를 하자마자 사또의 이마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사또의 이마에 벌레가 붙었습니다”라고 하니 사또는 이마를 문질렀고, 잠시 후 음식이 가득 찬 큰 교자상을 하리 둘이서 마주 들고 들어왔다.

<속담>

● 말로 온 동네를 다 겪는다.

음식으로 온 동네 사람을 다 대접하는 대신 말만으로 대접한다 함이니, 말만으로 때우기 잘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

● 사후 술 석잔 말고, 생전에 한 잔 술이 달다.

죽은 후에 아무리 잘하여도 소용없는 것이니, 살아 있는 동안 적은 대접이나마 하라는 뜻.

● 밥그릇이 높으니까 생일인 줄 안다.

대접을 좀 잘 해주니까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 나라 상감님도 늙은이 대접은 한다.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

● 등 시린 절은 받기 싫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대접을 잘 받아도 기분이 좋지 않다.

● 못난 놈 잡아들이라면 없는 놈 잡아간다.

아무리 잘 난 사람도 돈이 없으면 못난 사람 대접을 받게 된다.

● 가문 덕에 대접받는다.

자신은 변변치 못하여도 좋은 가문에 태어난 탓으로 상당한 대우를 받게 된다.

● 벌거벗은 손님이 더 어렵다.

가난한 사람 대접하기가 더 어려우니 조심하라는 뜻.

● 돌로 치면 돌로 치고 떡으로 치면 떡으로 친다.

원수는 원수로 갚고 은혜는 은혜로 갚는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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