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엄앵란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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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엄앵란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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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5.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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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환 목사<천안대 교수>


KBS 1TV ‘아침마당’ 프로그램의 화요일 프로 ‘부부 탐구’ 코너에 10년째 패널로 참여해 부부문제의 해결사 역할을 했던 엄앵란씨가 방송을 떠났다고 한다. 이유는 남편 되는 강신성일(예명 신성일) 전 의원이 뇌물사건으로 구속되었기 때문이다.

강 전 의원은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광고로비사건과 관련하여 지난 2월에 구속된 후 ‘아침마당’ 홈페이지에는 엄씨의 하차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자주 올라왔고, 결국 하차를 결정한 것 같다. 영화배우 신성일씨를 잘 아는 이들은 같은 생각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신성일씨가 이미 얻은 ‘최고 스타’라는 이미지는 정치하는 국회의원으로는 걸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1981년 국민당 후보로 서울 마포 용산에서 출마했으나 낙선하여 그동안 누렸던 명예와 부, 모든 것을 날려 버리고 하루아침에 민생고를 겪을 정도의 바닥신세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이런 이유로 아내 엄앵란씨는 대구로 내려가 비빔밥 식당을 18년 간이나 경영했던 것이다.

그 후 TV에 모습을 보인 엄앵란씨는 그 화려했던 스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평범한 식당 아줌마 그대로였다. 그러나 엄앵란의 말솜씨는 보통이 아니었다. 포근하고도 구수한 수다는 곧 안방에 먹혀들었고, 이는 남편 신성일씨의 소원대로 국회의원이 되는 데까지 적지 않은 힘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듯 기복과 요철이 심한 인생 나그네 길을 살면서 얻은 교훈도 많았을 텐데 어찌 정치의 유혹과 뇌물죄라는 딱지를 얻고 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그 전철을 밟았는지 그를 아꼈던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할 것이다.

근간에 와서 여러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의 반복되는 청탁이나 수뢰 의혹 사건을 보면서 언제쯤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소욕(所欲)의 유혹과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근간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유전 개발 의혹사건에 연루된 고위급 공무원들, 청계천 복원사업 의혹으로 긴급 체포된 서울시 행정부시장 사건들이 바로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그 훌륭한 인격과 화려한 경력들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욕심이 한없음을 본다. 저만한 인격도 보기 드물다고 기대했던 인재들이 하나하나 무너질 때마다 가슴 아픈 일이다.

성경은 이미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지 않는가. 잠언 22장 1절에는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 은이나 금보다 은총을 더욱 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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