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과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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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과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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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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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창 교수<천안대학교>

한 농부의 아내가 동네에서 존경받는 선비를 헐뜯는 말을 퍼뜨렸다. 삽시간에 소문은 온 마을에 퍼졌다. 얼마 뒤, 여인은 자신이 잘못했음을 깨닫고 선비를 찾아가 용서를 빌었다. 그러자 선비가 말했다.
 
“당신이 나의 부탁을 한 가지 들어준다면 기꺼이 당신을 용서하겠소.”

“기꺼이 하겠습니다.”

“암탉 한 마리를 잡아 깃털을 뽑아서, 그 깃털을 바구니에 담아 가져오시오.”

얼마 뒤, 여인은 선비가 시킨대로 암탉을 잡아 깃털을 뽑아서 바구니에 담아 왔다.

선비가 말했다.

“이제, 마을로 가서 각 거리 모퉁이마다 이 깃털을 뿌리고 돌아오시오.”

여인은 선비가 시킨대로 했다.


그러자 선비가 말했다.

“이제 마을로 가서 다시 그 깃털을 모아 오시오. 그리고 한 개도 잃어버린 것이 없나 봅시다.”


여인은 놀라서 선비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것은 불가능해요. 바람이 깃털을 들판 저 너머 사방으로 날려 보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내가 당신을 용서는 하겠소. 하지만, 당신의 말들이 일으킨 피해는 결코 깨끗이 치워질 수 없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겨 두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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