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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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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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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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오늘 우리 사회에 고백적 죄인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연초에 교육인들이 나서서 자신의 죄됨을 선언해서 화재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학교 폭력으로 일그러진 교육환경에 대한 자탄, 그리고 입시 부정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된 교육 근간이 흔들리는 교육 현장을 지켜보던 원로 교육자들과 현직 대학 총장들이 스스로 종아리를 거두고 회초리로 자학의 매를 드는 모습과 엎드려 “죄인은 바로 나입니다” 하고 읍조리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또 한편 마음에서는 오늘 만신창이가 되고 세속화로 얼룩진 교육 현장을 보는 눈들이 저런 모습에서 얼마나 공감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지난달에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에서 ‘내가 죄인입니다’라는 주제로 한국 교회의 원로 목회자들이 나와 죄를 고백하는 모임을 가졌다.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세 분의 고백은 흥미를 갖기에 충분하였고 그 모임이 갖는 의미 또한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하였다.

한 분은 그동안 대형 교회를 목회하면서 지나치게 오만하였음을 진솔하게 고백하였고, 또 한 분은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였고, 현직에 있는 목회자 한 분은 말해야 할 때 용기 있게 말하지 못하고 침묵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그리고 엄숙한 마음으로 회개한다고 고백하였다. 그 고백은 너무나 진솔하고 솔직한 나머지 듣는 이들에게 숙연한 마음을 갖게 하였다.

오늘 우리 사회는 너무나 흉하게 일그러져있다. 성한 곳이 한군데도 없을 정도로 온 나라가 타락하고 세속화되고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교육계, 종교계 할 것 없이 성한 곳이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 사회가 이렇게 일그러지게 되면 그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약화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의식이나 생각이 병들게 되고 시민은 삶에 의욕을 잃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런 형국에 처해 있다. 어디를 보아도 성한 곳이 없고 건강성을 잃어버린 모습들뿐이다. 그러기에 보다 못해 교육계의 원로들이, 종교계의 원로들이 나서서 하기 힘든 죄의 고백을 선언하고 나섰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선언일 수 있다. 일과성 행사일 수도 있다. 그리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처럼 하나의 구호이고 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단순한 쇼나 일과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이곳저곳에서 자꾸만 그런 고백들이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비록 사람들이 춤을 추지 않더라도 피리는 불어야 한다. 사람들이 듣지 않더라도 외쳐야 한다. 그러다 보면 무감각하고 굴절된 시각으로 보던 눈들도 바로 보게 될 것이고 바로 듣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고백에 모두가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고 그 고백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오늘 이 시대는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야 할 때이다. 남을 말하기 이전에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서 기인된다. 모든 문제는 자기에게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내가 바로서면 이 세상이 바로 서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남을 탓하기 이전에 나를 탓해야 한다. 그 자세만이 그 시대를 고치고 치료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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