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부끄러운 일, 교회가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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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부끄러운 일, 교회가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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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2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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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교회의 개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경석 목사<한기총 인권위원장>

북한 인권문제가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62명의 탈북 난민이 강제송환 된 후 처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김동식 목사의 납치가 확인되면서 북한 인권문제는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중대사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 교회가 이 문제를 외면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예수님을 따른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안식일이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지 인간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어떤 체제나 법이나 제도도, 안식일 법처럼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법조차도, 인간을 억압할 때는 단호히 거부되어야 한다는 준엄한 인권 선언이다. 바로 이 말씀을 따라 지나간 70년대에 진보적 기독교인들은 유신독재와 비타협적으로 투쟁했다. 그런데 김정일 수령 체제가 그보다 백 배는 더 심하게 인간을 억누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이 침묵한다면 이는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과거에는 우리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증언자도 있고, 처형당하는 동영상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의 침묵은 우리의 이기주의일 뿐이다. 그동안에는 북한 동포를 돕는 일이 급해서 북의 인권문제에 대해 말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식량, 비료가 대규모로 전달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말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또 북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인권문제에 침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나 봉수교회의 실체가 허위인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 지금에 와서는 생각을 다시 해야 한다. 오히려 교회 지도자들이 북의 교묘한 전략에 말려들어 북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하게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또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북한 붕괴를 꾀해서는 안 되고 따라서 북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맞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으로 북한 붕괴를 원치 않는다면 북의 인권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서 북한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그래야 북이 붕괴를 피하고 연착륙을 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아직도 침묵이 금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국익에 맞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짧은 생각이다. 그것은 북의 인권 탄압과 기독교 탄압을 규탄하는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의미하고 북한으로부터도 무시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작은 이익보다 대의와 원칙을 지키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기독교가 할일은 무엇인가? 제일 먼저 북한 인권문제가 한국 교회의 최대 과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김동식 목사의 생사 확인을 정부에 요구하는 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김동식 목사의 문제에 대해 기독교가 이렇게 침묵을 지키는 것은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는 중국 정부가 탈북 난민을 강제 송환하는 것을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나아가서 북한인권기금을 만들어서 북한 인권문제와 탈북자 지원 활동에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더 이상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에 침묵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난번 ‘한기총’의 북한인권문제정책협의회에 NCC 인권위원회를 초청했지만 NCC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 이 문제에 보수, 진보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머지않아 국가인권위원회나 진보적 시민단체들도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할 터인데 우리가 꼭 그때까지 기다려야 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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