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교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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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교회도 있다
  • 송영락
  • 승인 2005.04.2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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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장애인만을 위한 `아름다운교회`
 

10년째 봉사와 헌신으로 정신장애인 돌봐

7년간 간병으로 정신장애아들 재활치료로 완치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 이해하는 교회 만들 터




“정신장애인을 위한 평생 봉사가 제 소명입니다. 정신분열증환자들도 과학적인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아무런 편견 없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됐으면 합니다.”

강북구 수유시장에 자리잡은 ‘아름다운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송웅달목사(예장합∙정)는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에 이상이 있어 생긴 병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극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10년째 봉사와 헌신으로 정신장애인 돌봐


 

작은 가정집을 개조하여 교회로 꾸민 아름다운교회는 국내 유일한 정신장애인을 위한 교회다. 비록 50여명조차 수용하기 어려운 작은교회이지만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희망의 보금자리다.

현재 1층은 재활시설, 2층은 사택, 3층은 교육시설로 사용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이런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된 것은 아니었다. 노후를 위해 마련한 가정집을 특수교회로 사용하기까지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다.

현재 국내 유일의 정신질환자 가족단체인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송목사가 세상의 편견 때문에 외면당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유는, 실제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아들을 둔 정신장애인 가족이기 때문이다. 고교 1학년 아들이 학교에서 심하게 구타당한 뒤 정신분열 증세를 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

                     7년간 간병으로 정신장애아들 재활치료로 완치


 

송목사는 7년 넘게 고생한 끝에 아들을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려놓았다.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 혼미한 정신, 과잉행동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아들을 돌보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송목사는 아버지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겸손해 마지않았다.

“고 1때 선생님으로부터 구타당한 뒤 정신분열증세를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밖에 나가질 않았습니다. 낮에는 집에 있다가 밤에는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습니다. 아무리 보초를 서도 잠깐 잠든 사이에 없어졌죠. 그날도 마찬가지로 보초를 서고 있는데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아들이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몰랐습니다. 깨어보니까 새벽 3시였는데 집 근처에 있는 영락기도원에 올라가 2시간 이상 통곡을 했습니다.”

16년간 보험감독원에서 근무하던 송목사는 아들의 재활치료를 위해서는 신앙의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신학대학원을 다녔다. 아내 또한 아들의 발병 이후 영어교사를 그만두고 송목사와 함께 정신분열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의 친구로 자처했다.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 이해하는 교회 만들 터

목사 안수를 받고 직장을 그만 둔 송목사는 95년부터 가족끼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노후를 위해 지은 집을 개조하여 교회로 꾸미고 정신분열 증세로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결국 눈물겨운 간병과 투병 의지 덕분으로 아들인 선국씨가 전도사와 복음가수로 재활을 성공하여 새 삶을 살게 됐다.


“소문을 듣고 한 명 한 명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약물치료와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회복됐습니다. 일부는 정상인으로 직장에 다니기도 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1층을 임대하여 일정한 수입이 있었는데 1층을 재활시설로 마련하다보니까 경제적으로 힘들 때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 정신장애인은 130만명, 가족까지 합치면 400만명 이상이 사회적 냉대와 편견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에 이상이 생긴 병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극복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송목사는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무지, 냉소를 타파하고 정신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참여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적 편견들 때문에 충분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더라도 정신장애인 스스로 무능력자로 생각해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면 안타까워했다.

아들 덕분에 하나님으로부터 사랑도 받고 출세하게 됐다고 말하는 송목사의 뒷모습은 여러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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