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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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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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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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핵집목사<열림교회>


최근 흥미로운 책을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번역하여 출간한 로버트 린치쿰(Robert Linthicum)이 쓴 ‘변화시키는 힘’(Transforming Power)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물음을 묻고 있다. “당신은 진정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주신 힘을 사용하고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그리스도인들이 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역사 속에서 힘의 지배로 인해 당한 피해의식 때문이다. 힘이란 본질적으로 사람을 억압하거나 악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린치쿰은 우리의 이런 생각을 바꾸어 놓고 있다. 종합적인 성서적 연구들과  자신의 실천적 삶을 통해 힘이란 단순히 남을 억압하고 부정적인 의미에서만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힘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한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일들을 수행해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두 가지 힘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힘이다. 이것을 가리켜 일방적(unilateral)인 형태로 나타나는 ‘사람을 지배하는 힘’(Power over a People)이다. 일방적으로 나타나는 힘의 형태는 힘으로 사람을 지배하고 자신의 힘을 더 크게 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과거에 전제군주나 독재를 하는 사람들이 이런 힘을 사용했다. 이 힘이 미치는 곳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희생이 나타나고 고통이 뒤따르게 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관계적인 힘’(relational power)이다. 이 힘은 자신의 힘을 키워가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힘과 힘이 모아져 함께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형태의 힘이다. 성서에 나타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관계적인 힘의 형태를 사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모세나 엘리야, 다윗 같은 사람들, 그리고 바울에게 이르기까지 관계적인 힘을 통해 하나님의 일들을 수행했다고 말하고 있다.

일방적인 힘의 형태가 악마적인성격을 띠고 있다면 관계적인 힘의 형태는 ‘영적인 힘’(spiritual power)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예수님 시대에도 제사장과 장로들, 바리새인과 헤롯당원들, 사두개파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행사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힘은 일방적인 힘의 형태이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힘을 사용하여 자신들을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관계적인 힘을 사용했다. 예수님은 일방적인 힘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타협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방적인 힘에 눌리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했다.

일방적인 힘을 사용하는 그들에게 있어서 예수의 이런 행동은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되었다. 자신들의 힘을 위협하는 가장 두려운 존재로 예수를 생각했다. 유월절 축제 기간에 사람들이 자기 집에서 축제를 즐기는 사이 한밤중에 예수를 체포한 것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예수를 두려워했는지 알 수 있다.

일방적인 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힘을 가지고 그것도 모자라 로마의 거대한 힘을 빌려 예수를 십자가에서 처형했지만 예수께서 사용했던 힘은 모든 이들의 삶 속에 다시 살아나 거대한 로마 보다 더 강력한 힘으로 복음을 전하게 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대해 소극적이기보다는 하나님이 주신 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일방적인 힘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자신의 힘을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평안하냐”고 물으셨던 것처럼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샬롬’이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평안을 이 땅에 이루어가기 위해서 영적 힘을 가지고 주님과 같이 힘에 의해 희생당하고 있는 이들을 돌아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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