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오경 - 땅의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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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오경 - 땅의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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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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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의 구약읽기(25)


이스라엘에게 있어 땅은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다. 그 땅에서 나오는 소산물은 그러기에 함께 나누어야 한다. 자기 땅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처분하고 그 소산을 자기 멋대로 처리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아무리 수고하여 얻은 소산물일지라도 그 일부는 하나님의 몫이며, 하나님의 몫은 이스라엘에서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과 외국인의 몫이다.

예전 구약시대에도 오늘날처럼 외국인은 천시 받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나 보다. 그러나 강대국의 외국인은 이와 다르다. 힘있고 잘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에게는 자기의 속이라도 다 줄 것 같은 비굴한 자세로 일관하면서, 약소국에서 온 사람을 업신여기는 풍조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다.

레위기의 정신에 따르면 우리가 힘써 일한 소산의 일부는 그들의 몫이다. 우리가 아직 남을 도울 만큼 부강한 나라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해외에 있는 우리 동포를 보살필 의무는 있다. 우리 동포들이 그 동안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에서 얼마나 많은 설움을 받고 살아 왔는가?

이스라엘이 외국에서 오랜 기간 동안 노예 생활을 했기에 그들은 외국인을 잘 대접해야 한다. 우리도 그와 같다. 해외에서 수고하는 우리 동포를 생각해서라도 외국인에 대한 따스한 돌봄이 필요하다(참조. 레 24:22).

땅은 그래서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동의 재산이다. 자기가 소유한 땅은 돈이 없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때 일시적으로 팔 수는 있다. 그러나 땅을 영원히 팔지는 못한다. 팔더라도 자기 지파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팔아야 한다. 결국 땅은 확대된 가족인 지파 사람 모두에게 부여한 공동의 재산인 셈이다. 땅을 영원히 팔지 못하는 것은 우리 모두 일시적인 나그네이기 때문이다(레 25:23).

만일 어떤 사람이 가난해서 땅을 팔았으면 가까운 친족이 와서 그 땅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나 만일 그것을 되찾을 사람이 없거든 자기가 부유해 질 때 다시 사서 그 땅을 기업에 환수해야 한다(레 25:23~27). 땅의 공동 소유의 개념이다.

그러나 공산 사회처럼 토지의 국유화는 아니다. 사유재산제도를 인정하면서도 땅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그 소산을 함께 나눈다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그리고 있다.

우리 나라의 상황은 이런 사상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토지의 공개념(公槪念)을 도입하여 아무도 부동산으로 치부하게 해서는 안된다. 땅은 하늘의 것이요 조상들이 우리 민족 모두에게 주신 선물이다.

몇몇 사람들이 이 조그마한 땅덩어리를 독차지하려 해서는 안된다. 모두가 함께 공유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 … 그 판 해를 계수하여 그 남은 값을 산 자에게 주고 그 기업으로 돌아갈 것이니라”(레 25:23~27).



/교수·강남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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