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이 시대 지탱할 ‘건실한 이데올로기’
상태바
부활, 이 시대 지탱할 ‘건실한 이데올로기’
  • 운영자
  • 승인 2005.03.23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시대의 부활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권문상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오늘날도 그렇지만 사람이 한 번 죽고 다시 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혹, 잠시 죽음에서 깨어났다는 이야기가 우리 주위에 종종 들려오기도 했고, 아프리카의 선교사들도 원시 부족에게서 부활 이야기를 들었다고 보고하기도 했지만, 어떤 물리적인 이유로 다시 살아났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다시 죽어야 했지 계속하여 살아있지는 못했다.

이들의 경우와 달리, 그리스도께서는 어떻게든 다시 죽어야 하는 그런 종류의 부활을 겪은 것은 아니다. 그는 ‘영원한’ 부활체로 계시는 분이라는 의미에서, 완전히 차별화된 부활을 보여주셨다고 하겠다. 이러한 부활은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없고 물리적으로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전무후무한 것이다. 그래서 이 부활 사건은 세계사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리스도가 부활한 그 의미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가장 큰 의미는 그의 신성을 증명하고 그의 주되심을 전하는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후 제자들은 두려움과 실망으로 살아야 했다. 3년씩이나 그토록 따라다녔고 많은 이적을 직접 보았고 심지어는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죽음은 아마도 자기들이 겪은 모든 신비한 것이 진실된 것인가 의심하게 했을 것이다. 당연히 이들은 깊은 좌절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3일 만에 부활하시자, 이제 그가 죽기 전에 하시던 모든 말씀, 기적, 신적인 역사가 참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두운 곳, 후미진 곳을 찾아 자신의 몸을 숨겼던 이들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직접 본 이후 그리고 하늘로 올라가신 이 후에, 담대하게 자신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분이 다름 아닌 하나님이셨음을 알게 되었고 이제 ‘종교적인’ 의미에서 주님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제 이들은 자신 있게 교회 공동체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으로 부활하신 ‘주’를 전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본 초대 교회 성도들은 그 ‘주님’을 따르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간단히 설명하면, 종말론적-윤리적 삶을 살았다고 하겠다. 천국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하고 소망해야 할 곳임을 믿고 현재의 삶에 무한한 가치를 두는 세상 사람들과는 차별화된 삶을 살았던 것이다. 물질을 같이 나누어 가짐으로써 물질주의를 극복했고 환난과 핍박 그리고 갖은 고난을 이겨내는 힘을 소유하게 되었다. 이는 부활 후에 전개될 축복된 세계에서 주님과 영원히 산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흔히 사이비 혹은 시한부 종말론자들은 현실 도피적이다. 가정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활을 믿는 자는 현세적인 삶에 절대 의존하지는 않으면서도 현실 참여적이다. 그래서 가정을 세우고, 직장 생활을 기쁨과 즐거움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간다. 당연히 현실 비관적이 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없다. 부족하면 참을 줄 알고, 분노의 순간에 인내할 줄 알게 한다. 이와 같이 우리는 현실을 긍정하며 미래를 꿈꾸며 살아간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참으로 믿는 자들이 모인 곳에는 여유와 평화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지극히 현세주의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부활을 믿는 우리도 역시 그러함을 느낀다. 천국의 소망을 이야기하고 학수고대하기 보다는 여기서 누릴 건강과 물질적 축복에 큰 가치를 둔다는 말이다. 그래서 부활절이 우리에게는 큰 명절이 못되는 모양이다. 부활을 나에게 실존적으로 적용한다면 물질주의와 맘모니즘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참된 평안을 종말론적으로 찾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의 삶도 상당히 윤리적이 되어 이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야 말로 가정을 지키고 세워주며, 이 사회를 건실하게 받쳐줄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