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질서’ 위해 유지해야 할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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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질서’ 위해 유지해야 할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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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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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 폐지가 가족제도를 해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철호 교수<성산효도대학원대학교>


지난 3월 2일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그동안 호주제 폐지와 폐지 반대의 논란이 지속됐다. 하지만 국회에서 폐지로 법안이 통과됐는데 이렇게 된 데에는 2005년 2월 3일 헌법재판소의 ‘호주제 헌법 불합치’의 결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호주제의 위헌성에 대한 헌재 결정의 주요 내용은 호주제가 양성 평등과 개인 존엄에 위반되며, 변화된 사회 환경과 가족상에 비추어도 호주제 존치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즉, 호주제가 남성 우월적이며 이러한 가부장적 권위주의 관계는 민주적인 관계로 변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지지

이러한 호주제 폐지에 대한 헌재의 반대 의견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호주제는 양성 평등과 개인의 존엄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처의 부가입적 원칙, 자의 부가입적 원칙 및 호주 승계제도는 우리 사회의 오랜 전통과 현실에 기초한 것일 뿐 여성에 대한 실질적 차별을 내용으로 하지 않기에 양성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며 또한 임의 분가, 호주 승계권의 포기 등 이를 완화하는 제도를 두고 있기에 개인의 존엄을 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헌재는 결국 호주제 폐지로 결론을 내렸다. 호주제 폐지 찬성의 핵심 논리는 무엇보다 호주제는 남성 중심적 가부장제가 전제되며, 이러한 가부장제의 권위주의는 비민주적인 것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헌재의 결정은 성경적으로 보면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성경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체제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성경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를 지지하는가. 여기에는 가부장제에 대한 하나님의 숨은 뜻이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한 고대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각종 신화에는 어머니와 아들이 힘을 합쳐 아버지를 죽이는 내용이 허다하다. 그러나 유독 유대인들은 구약성서에 보다시피 아버지의 권위를 높이고 아버지 중심의 가족체제를 정당화하고자 하였다. 구약성서의 출애굽기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아버지는 자녀의 할례를 행하고 각종 절기 행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아버지와 남편의 위치 제대로 지키라

하나님께서 이렇게 아버지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부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아버지는 신체 구조나 생리적으로 어머니보다 많은 점에서 가족으로서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를 배는 신체 구조로부터 어머니와 자녀 간의 관계는 확고히 되지만 아버지는 부자 관계를 뚜렷하게 확정지을 것이 별로 없다.

우리 민법 제844조에 보다시피 부의 친생자는 추정될 뿐이다. 따라서 아버지와 자녀 관계는 제도적으로 명확한 보장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면 아버지는 자녀들로부터 쉽게 소외되는 존재들이다.

하나님은 아버지나 남편이 우수하기에 가부장적 권위를 허락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정생활을 하는데 능력 저하로 가족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가부장적 권위가 허락된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에서 하나님에게 아버지라는 말을 덧붙인 것은 아버지나 남편들에게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도리를 하나님을 통해 제대로 배우라는 의미이다.

호주제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위해 최소한 유지해야 할 제도이다. 이는 진정한 양성 평등을 위해서도 그러하다. 가족생활을 하는 데 있어 약자인 아버지나 남편의 위치를 제대로 세워가지 못한다면 우리의 가족 체계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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