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축제」라는 말 부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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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축제」라는 말 부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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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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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교회에서 성경말씀을 중심한 특별집회나 신앙강좌의 표제어를「말씀축제」나「새 생명축제」라는 말로 표현하는 사례와 최근에 기독교방송국 개국 제9주년 기념 특강을「2004, 말씀축제」라는 행사표제어로 홍보하는 자막글을 연속 방영하는 사례를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부적절한 말이다.

이 <축제>라는 말 쓸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본고 32회분에서 논급한 바 있으나 가장 표준된 말과 신앙적으로 검증된 용어를 사용해야 될 대중적인 영향력이 큰 선교방송 매체에서「축제」라는 비기독교적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합당치 않기에 재론코자 한다.

이 <축제>라는 말은 성경적인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용어 자체나 내용이 이교적이어서 기독교 문화양식 범주에서 치부될 수 없는 말이다. 이 말은 일본인들이 서양인들의 문화용어인 경축, 잔치, 축일의 뜻을 담은 celebration이나 festival과 같은 행사를 보고 자기네들의 조상신을 섬기는 민속제인 묘제(廟祭)를 사당(祠堂)에서 지내는 가무(歌舞)를 겸한 제의(祭儀)형식과 유사함을 도입하여「축제」라는 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일본사전상의 신조어(新造語)인데 이를 한․일 국교 후 문화교류로 인한 대학가와 교회의 청년활동에 유입되어 교회행사에 여과 없이 사용되었다.

따라서 <축하하여 제사를 지낸다>라는 이 말은 <묘문제례행사>의 이교(異敎)적 민속문화의 산물이므로 하나님의 영광과 성결성을 정신적 배경으로 하는 기독교행사에는 결코 쓸 수 없는 용어이다.
 

그리고 이 축제의 시원(始原)은 신학이나 교회사적 배경과 과정이 전혀 없는 <삼국유사>의  <희락사모지사>와 <삼국사기>의 <가배일 놀이>에서 기원되어 노래와 춤 등의 예술적인 행사와 제천의례(祭天儀禮)인 <부여의 정열영고>, <고구려의 10월동맹>, <예의 무천>, <마한의 제천의례> 등이 종합예술의 성격을 띤 한국 축제(祝祭)의 전형(典型)들이다.


또한 축제의 원의(原義)는 <액운(厄運)을 없애고 복을 불러 건강을 유지하는 민족의 신앙을 담은 종교적 요소와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축제의 고형(固形)인 <제천의례>는 제사 후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속적인 관례와 하늘에 제사하는 종교적 신성성을 추구하는 민족신앙의 종교적 행사였으나 사회구성원의 동질성 공유와 생존욕구 해소 및 문화 복지실현 목적에 의미를 두므로 종교성은 희석되고 약화되었으며 인간의 이성과 합리적 사고에 따라 축제는 축(祝)과 제(祭)가 포괄화된 오락성이 가중된 문화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창세후 이 <축제>라는 행위는 단 한 번도 선민의 삶 속에 없었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성경적 가치관과 부합되지 않는 이교적인 민속문화와 원시 종교심성과 유희본능이 유착(癒着)된 제의 형태의 미신적 민속신앙의 행위는 분명 비기독교적이므로 성경 말씀을 소재로 한 용어와 <축제>라는 말을 결합하여 사용하는 것은 큰 오류라 판단된다. 이 <축제>를 경축(慶祝)의 의미를 담아 쓰는 것이라면 이를 <말씀의 향연(饗宴)>이나 <말씀의 경축>이라는 말로 바꾸고 <축제>라는 말 추방하기를 한국교회 앞에 간곡히 제안하는 바이다.


 


 

김석한 / 교수. 천안대 신대원 실천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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