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돌보심으로 사는 사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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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돌보심으로 사는 사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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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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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목사, 근로자입니까?`

박영률 목사 / 한국교회언론회 실행위원장

 

2004년 5월에 설립된 기독교회노동조합에 대한 논란이 교회 안에서 분분하다. 노동자와 피고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반 노동조합의 결성은 법률적으로 보장된 것이기에, 우리 사회에서 별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교회가 노동조합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정서상으로 어색하고 성경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교회노조는 노동운동과 노조활동이 일찍이 발달한 유럽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고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기이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서 사역하는 일군들에게 생활비(사례비)를 지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교회는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도 아니고 사업목적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사업주가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노조를 만들고 그 활동을 하여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생활비를 놓고 노동쟁의를 하고 이를 협상하는 것은 여러모로 볼 때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본다. 교회 안에서 일군으로 일하는 것은 소위 밥벌이를 위한 직업으로, 근로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헌신과 봉사를 통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고 전한다는 정신이 필요한 곳이다.

교회 내 모든 문제가 노조 통해 해결되는 것 아니다

물론 교회 안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이를 개선하고 약자 편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교회노조의 의지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교회의 모든 문제가 교회노조를 통해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약자들의 억울함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못했다면 이에 대해서는 깊은 반성을 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노조가 교회 내 모든 문제에 대해서 간섭하고 해결자로 나서려 한다면 오히려 혼란과 분열만 가중되리라 여겨 크게 염려된다.

교회노조가 생긴 지난 8개월 동안에 몇몇 교회 내의 문제에 관여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교회노조의 도움을 요청한 이들도 교회노조에 대하여 ‘적극지지’ 가 아니라 ‘비판적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여 진다. 이런 차에 서울의 모 교회에서는 부교역자들이 노조에 가입하여 교회 내 갈등을 해결하려 했다고 한다.

현재 기독교 기관이나 언론사에 노조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과연 목회자가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필요한가? 그리고 교회 내에 문제 해결의 방법이 이것 밖에는 없는가?

우리는 먼저 교회의 본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사랑과 눈물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약자와 낮은 자를 사랑해야 한다. 그들에 대한 긍휼과 자비가 있어야 한다. 교회는 섬기는 곳이다. 누가 누구에 의해서 강요된 노동이 아니라 솔선과 자발적인 봉사가 있는 곳이다. 이것을 어떻게 노동의 가치와 돈으로 치환할 수 있는가?

자율보다 타율, 신뢰보다 불신 초래

거듭 말하지만 만약에 교회 내에 인권 사각지대가 있다면 교회는 회개하고, 열악한 처우 문제가 있다면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교회노조를 통한 문제 해결의 활동은 희생보다는 대가를, 사랑보다는 물질을, 자율보다는 타율을, 신뢰보다는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한국교회 전체를 놓고 볼 때 60% 이상이 미자립 교회다. 이들에게는 처우 개선을 위한 교회노조의 행태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모든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복음 전선에 있는 그들을 생각해 보라! 교회가 물질에 의한 세속화가 되고 목회자가 사명자라는 의식이 없이 직업인으로 생활인으로 남으려 한다면 더 이상 교회의 설 자리는 없다. 목회자는 하나님 편에서 말씀을 가르치고 하나님의 돌보심으로 살아가는 사명인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자.

그리고 목회자가 할 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이지, 사회법을 끌어 들여 내 밥그릇을 챙기는 일에 앞장서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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