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하나님의 깊은 신비 다 알 수 없지만 ‘충성’으로 순종한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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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하나님의 깊은 신비 다 알 수 없지만 ‘충성’으로 순종한 다니엘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4.03.13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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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23) - “악한 자는 아무 것도 깨닫지 못하되 오직 지혜 있는 자는 깨달으리라” (단 12:10)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바벨론을 이어 메대-바사, 알렉산더의 헬라와 그 후계자들의 왕국들이 패권을 이어갑니다. 다니엘 11장이 보여주는 세계사 연표입니다. 하나님의 예언은 이 땅의 구체적 지형과 사람들이 엮어가는 역사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다니엘의 묵시와 예언에도 수많은 인명이 빽빽이 들이차 있습니다. 그러나 다니엘서는 세상의 감탄을 자아내는 영웅적 군주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어리석음과 교만, 폭력성으로 인해 고난을 자초하고 벌을 받는 존재들입니다. 지상의 역사를 결정하는 주역은 왕들도 장군들도 대중도 아니라, 미가엘과 가브리엘로 대표되는 천상의 존재들과 궁극적으로 그들을 부리시는 하늘의 주재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이 명료한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눈이 영적인 차원을 향해 열리도록 초청하십니다. 마지막 때가 가까워진 오늘 다니엘서를 읽는 우리야말로 그 말씀의 깊은 뜻을 깨닫는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마지막 때는 영적 전쟁으로 인한 혼돈과 환난이 극심하겠지만, 하나님이 작정하신 사람은 그 환난을 견뎌낼 것입니다. “또 환난이 있으리니 이는 개국 이래로 그 때까지 없던 환난일 것이며 그 때에 내 백성 중 책에 기록된 모든 자가 구원을 받을 것이라”(12:1)

11장의 원대한 예언은 다니엘의 생존 당시에는 미래에 있을 일이었지만 21세기 성도들에게는 오래전 지나간 옛일이 되었습니다. 고레스, 캄비세스, 다리오, 아하수에로(크세르크세스), 아닥사스다가 지나갔고, 풍운아 알렉산더 대제의 혜성같은 등장과 급작스런 죽음, 그의 뒤를 이어 제국을 분할통치한 프톨레미 1세와 셀류쿠스 1세의 행적도 과거지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크나큰 진노를 격발시킨 신성모독자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의 학정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예언(11:21~45) 역시 환란의 때를 미리 준비하라는 메시지로 귀결된 지금은, 미래를 위한 결기를 다지는 격려사로 축소되고 말았습니다.

이 놀라운 예언을 접하고 가슴에 불이 붙었던 위대한 예언자 다니엘조차도 그 뜻을 다 알지는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깊은 신비를 정해진 때까지 봉인하셨기 때문입니다. “내가 듣고도 깨닫지 못한지라 내가 이르되 내 주여 이 모든 일의 결국이 어떠하겠나이까 하니 그가 이르되 다니엘아 갈지어다 이 말은 마지막 때까지 간수하고 봉함할 것임이니라”(12:8~9) 하나님의 예언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예언을 충실하게 전하는 것으로 사명을 다합니다.

다니엘은 예언의 사역을 마친 뒤 하나님 안에서 쉼을 누리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너는 가서 마지막을 기다리라 이는 네가 평안히 쉬다가 끝날에는 네 몫을 누릴 것임이라”(12:13) 하루의 일을 성실하게 감당한 사람이 휴식의 기쁨을 누리듯,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충성한 사람만이 평안과 기대감 속에 삶을 마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메시아를 만나보리라는 약속을 받았던 시므온의 고백이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시므온이 아기를 안고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눅 2:28~29) 한 번 사는 인생, 자신의 할 일을 마쳤다는 충족감만큼 소중한 것도 드물 것입니다. 마지막이 가까운 이 시대 우리 앞에 놓인 소명은 한 사람이라도 더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일이며, 성경은 그 일을 잘 감당한 사람을 지혜롭다 부르시고 큰 상을 약속해주십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12:3) 복되도다, 이 모든 예언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여!(계 1:3)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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