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활, 죽음 너머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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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활, 죽음 너머의 소망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4.03.06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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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가장 큰 고통이다.’

죽음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어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일 것이다. 5년 전 췌장암으로 돌아가신 기자의 아버지는 병상에 누워 지독한 고통 속에 신음소리 대신, ‘주여, 주여’ 소리만을 연거푸 내뱉으셨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하루 한 시간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한다던 아버지의 병은 내게는 이해할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고난이었다.

나는 안다. 강직한 믿음과 성품을 가진 아버지의 ‘주여’ 소리는 병마에 무너지지 않겠다는 외침인 동시에 하나님을 향한 처절한 매달림이었다는 것을. 그렇게 60이 조금 넘는 나이로 일찍 생을 마감하신 아버지를 보며, 한동안 슬픔이 차올랐지만 절망하지는 않았다. 인생의 고통과 고난은 잠깐이지만, 죽음 이후 영원한 시간을 살아가는 천국 백성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사순절을 맞아 김상철 감독이 제작한 <부활:그 소망> 다큐멘터리 영화가 최근 개봉했다. 영화에서는  죽음 너머의 부활을 향한 소망을 가진 시한부 인생들이 등장한다. 예기치 않은 질병과 고난으로 누군가는 사랑하는 자녀를 잃고 배우자를 잃었으며, 젊은 청춘은 말기암으로 자신의 건강을 잃었다.

온몸에 퍼진 암세포로 항암 120차를 넘긴 천정은 자매는 언제 자신을 집어삼킬지 모르는 죽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같은 환우들을 돌아보며 복음을 전한다. 질병으로 절망하던 환우들은 그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부활의 소망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제야 죽음이 또 다른 소망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더 이상 절망하지 않는다.

죽음을 목전에 앞둔 그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슬픔이 떠나가고, 소망의 빛이 피어올랐다. 이처럼 부활을 소망을 가진 사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생을 허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의미있는 죽음을 맞이할까 고민하며,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간다.

예수 부활의 소망을 안고 어떠한 죽음과 고난도 불사한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말이다. 사순절이다. 죽음이 없으면 부활도 없다.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부활을 기다리며, 죽음의 고통보다 더 큰 소망을 안고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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