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학원 선교사명 공유, 1994년 장종현 목사가 설립
학원복음화와 지역선교에 힘써·해외 선교 비전 실현
개혁주의생명신학 되새긴 성도들 복음 전파에 앞장
다양한 기념 사업 전개… ‘백석대학교회 30년사’ 발간
“올해 서른 돌을 맞는 천안백석대학교회는 백석학원과 생사고락을 나누며 같이 성장했습니다. 백석의 신학적 정체성이자 뿌리인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붙잡고, 대학의 영적 중심지로서 ‘학원복음화’와 ‘선교’에 땀 흘려온 백석대학교회의 사명이 앞으로도 잘 계승되길 바랍니다.”
2024년 3월 13일 창립 3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천안백석대학교회 공규석 담임목사가 밝힌 감회에는 감사와 기대가 묻어났다. 오늘의 천안백석대학교회를 일군 건 하나님의 강권적인 인도하심 속에 한마음 한뜻으로 헌신하는 성도들 덕분이란 인사도 잊지 않았다.
천안백석대학교회는 30주년을 맞아 온 성도가 참여하는 기념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캠퍼스뿐 아니라 민족과 열방을 향한 선교의 꿈을 공유하며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하나님이 인도하신 30년에 담긴 풍성한 은혜와 교회가 나아갈 비전을 함께 들어보았다.
청년들의 ‘영적 생명’ 살린다
“천안백석대학교회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실천하는 현장입니다. 2003년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는 선언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 교회는 개혁주의생명신학에 바탕을 둔 목회와 선교적 방안을 고심했죠. 천안백석대학교회가 걸어온 30년 역사의 길목에는 이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2013년 제7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지금까지 천안백석대학교회를 이끌어온 공규석 목사의 고백이다. 초대 장상선 목사를 시작으로 2대 이재선 목사, 3대 여운세 목사, 4대 오진환 목사, 5대 이기흔 목사, 6대 김진규 목사를 거친 천안백석대학교회는 백석대·백석문화대의 발전과도 궤를 같이 한다. 백석학원의 건학이념을 구현할 사명을 함께 짊어진 까닭이다.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님은 ‘영적 생명을 살리는 교육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설립정신을 따라 ‘학원복음화’ 목적으로 1994년 천안백석대학교회를 세우셨습니다. 모든 사역은 반드시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겁니다. 현재 우리 교회가 백석대와 백석문화대 중간에 위치한 것도, 양 대학 복음전파를 위한 샘터임을 상징합니다.”
천안백석대학교회가 설립 30주년인 올해 ‘무릎 꿇고 받은 사명, 30년’을 기치로 내건 까닭도 이 때문이다. 양 대학에 2만여명의 재학생이 수학 중인 사실은 그만큼 ‘추수할 영혼’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일환으로 먼저 천안백석대학교회는 대학의 교목실 및 교직원들의 사역을 서포트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협력 사업을 전개한다.
대학과 교회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강조한 공규석 목사는 “대학교회 특성상 성도들 중에는 교직원과 학생이 많다. 천안백석대학교회는 이들을 위한 ‘영적 발전소’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며 “이들이 영적 에너지를 충전해 사역을 잘 펼칠 수 있도록, 가장 기본이 되는 ‘공적인 예배’를 바로 세우는 일에 막중한 책임감을 갖는다”고 전했다.
천안백석대학교회는 기독청년들을 온전한 예배자로 세우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2005년 탄생한 ‘캠퍼스 비전예배’는 캠퍼스 복음화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매주 수요일 ‘열린 예배’ 형태로 운영되는 일명 캠비에는 백석학원 재학생들은 물론 인근 대학 학생들과 중고등학교 청소년들까지 동참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공규석 목사는 “때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캠비가 시작된 지 19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학원선교를 잘 이해하는 교내 목회자들부터 학생들을 가슴으로 품고 기도하는 교수들, 우리 대학을 졸업한 선배들,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 유명인들까지 하나님께서 수많은 동역자들을 보내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천안백석대학교회는 ‘한밤의 기도회’와 ‘새벽기도’ 등 신앙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예배를 강화해 건강한 신앙의 울타리를 만들어 준다. 그들의 영적 목마름과 갈급함을 해결해 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청년들에게 성령님의 임재를 경험할 뜨거운 예배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건 무척 중요합니다. 실제로 ‘기독교 이탈률’을 보면 20~21살 때 제일 높아요. 모태신앙일지라도 영적 니즈가 충족되지 않거나 대학에서 세속적인 문화를 마주하게 되면 쉽게 신앙을 저버릴 수 있습니다.”
예배에 진심인 천안백석대학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에는 과감하고 창의적인 ‘실험적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중 ‘드라이브 인 워십’(Drive in Worship)은 단연 돋보였다. 백석문화대 운동장에 모인 성도들은 120여대의 차량에 가족별로 승차해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설교를 들었다.
2020년 성탄절 시즌 진행한 ‘보이는 라디오’도 큰 호응을 얻었다. 기상뉴스로 알아보는 교회학교 날씨, 댓글을 통한 안부 묻기 등 이색 예배를 준비해 성도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듬해는 ‘유튜브는 사랑을 싣고’라는 이벤트를 기획해, 성도들이 서로 영상 편지도 보내고 요양원에 계시는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그리스도 안에서 아름다운 형제의 사랑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팬데믹 속에서 청년세대를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려는 열린 자세로 다양한 채널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는 공규석 목사는 “복음의 진리를 청년들의 언어로 풀어내고 전달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언택트 시대 소통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다면적 예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한 영혼을 ‘구원’하는 일도 주요 임무다. 이에 ‘복음전도팀’은 매주 수요일 캠퍼스 곳곳을 누비며 노방전도를 맡는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는 복음전도팀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는 공규석 목사는 “‘대학도시’인 천안에서는 젊은이들을 포섭하기 위한 이단의 공격이 거세다. 치열한 영적전쟁 가운데서도 전도에 사명감을 갖고 임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풍부한 자원…‘교육선교’ 꿈꾼다
천안백석대학교회는 ‘선교’를 통해, 명실공히 지역사회에도 기여해 눈길을 끈다. 교회의 정체성과 사역의 범주를 학원선교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사회 복음화’로 확장한 것. 이는 교회와 학교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유기적 관계를 맺은 데서 기인한다.
공규석 목사는 “백석학원이 ‘하나님이 함께, 너와 내가 함께, 이웃과 함께하는 대학’을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우리도 동일한 가치관을 품는다”며 “학원복음화와 지역선교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게 우리 교회의 장점이다. 성도들의 비율 역시 약 60%는 백석학원 교직원과 학생, 나머지 약 40%는 학교 밖 지역 주민”이라고 소개했다.
천안백석대학교회는 복음의 확장을 위해 농어촌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일부터 노숙인·장애인·미혼모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까지 감당하며, 영향력을 학교 밖으로 키워왔다. 구체적으로 △사랑의 김치 담그기 △무의탁 노인 등 불우이웃 돕기 △수재민 구제활동 △천안시 연계 백내장 수술 지원 △연탄 나르기 봉사 등 그간의 섬김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특히 팬데믹 기간 붕괴된 상권을 살리기 위해 추진한 ‘마중물 프로젝트’는 엄청난 호평을 얻었다. 천안백석대학교회는 대학과 함께 소상공인들로부터 ‘식사권’을 미리 구입한 뒤 교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나눠주었다.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가 끊겨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유학생들과, 매출 하락으로 신음하는 소상공인 모두에게 ‘윈윈’이었던 사역이다. 당시 천안백석대학교회는 이를 위해 수 주 동안 마중물 헌금을 받아 기금을 마련했다.
“백석학원의 대학교회들은 지역사회를 향해 활짝 열려있습니다. 세상으로 눈을 돌려 가까운 이웃이나 어려운 형편의 기관, 해외의 다급한 상황을 위한 기도와 봉사, 헌금 등으로 꾸준한 섬김을 실천해온 것이죠.”
이 과정에서 천안백석대학교회는 사역의 ‘전문성’을 확보한다. 백석대·백석문화대가 지닌 시설과 장비 등 인프라를 잘 활용하는 것. 더불어 다양한 전공분야에 포진한 교수진과 학생들은 풍부한 ‘인적 자원’이다. 선교와 지역 봉사에서 이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수고를 이어간다.
공규석 목사는 “문화예술, 정보통신, 보건복지, 의료계, 어문계까지…. 백석대·백석문화대에는 ‘사회 서비스’적인 차원에서 실용 전공이 많이 개설돼 있다”며 “그 결과 선교나 구제활동이 전문성을 담보로 큰 추진력을 얻는다”고 했다.
한편, 천안백석대학교회는 ‘해외 선교’에도 열정적으로 뛰어들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2017년 포문을 연 ‘외국인 유학생 예배’는 어느덧 천안백석대학교회 사역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공규석 목사는 “우리 교회는 초기부터 글로벌 예배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다만 시기에 따라 복음화의 대상이 영어권 외국인, 다음에는 다문화 가정, 그리고 최근에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옮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석학원으로 유학 온 학생들의 신앙을 교육하고 필요를 채워주며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을 감당하고자 한국어 교육 및 각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선교 사역을 실시하고 있다. 유학생들에게 복음의 메시지를 전할 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한 불편함이나 생활의 어려움에도 도움을 주려 한다”고 했다.
백석대의 ‘GCL’(Global Christian Leader) 프로그램 일환으로 초청된 제3세계 출신 유학생들에게는 4년 동안 장학금과 체류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공규석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 곁에 보내주신 유학생들을 복음으로 잘 양육하면,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민족 복음화에 앞장설 선교사가 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에서 성도들이 기꺼이 동참해줬다”고 귀띔했다.
설립 초기부터 열방 전도에 대한 비전을 품고 진력해온 천안백석대학교회는 2018년 처음으로 박영근·박혜원 선교사를 인도네시아로 파송하는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그동안 협력선교사를 지원하는 사역에서 한 걸음 나아가 독자적인 선교사 파송을 이루는 ‘성숙기’에 진입한 것이다.
단연 선교비는 100% 천안백석대학교회가 책임진다. 선교사가 후원금 마련에 힘을 소진하지 않고 오직 선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당시 선교사를 보내는 성도들은 책임감 있는 동역을 약속하면서, 마음을 담은 영상편지를 전달해 짙은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향후 대학이 가진 자원을 십분 활용해 ‘교육선교’(Edu-mission)를 활발히 펼칠 것이라는 공규석 목사는 “선교지 각 교회에 교육센터를 만들고 선생님들을 지원하거나, 다음세대를 위한 문화사역 혹은 미디어에 기반한 네트워크 교육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성도들 빛나는 섬김…‘사명’ 잇는다
지난 30년간 학원복음화의 소명과 선교에 대한 비전을 안고 쉼 없이 달려온 천안백석대학교회. 끝없는 열정과 눈부신 부흥의 비결은 무엇보다 백석의 가족으로서 끈끈한 ‘예수 생명의 공동체’를 이룬 것에 있다.
특히 성도들은 백석의 정신인 ‘개혁주의생명신학’에 폭넓은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예수 그리스도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공규석 목사는 “2021년 1월부터는 모든 성도들이 개혁주의생명신학의 7대 실천운동을 배울 수 있도록 ‘올리브 블레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개혁주의생명신학은 우리 교회 모든 사역의 출발점이자 결과다. 이를 통해 한 영혼이 구원받고 한 성도가 회복되고 거듭나는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혁주의생명신학을 가슴에 품으면, 자연히 ‘선교지향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며, 복음전파에 언제나 발 벗고 나서준 교인들을 향해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교인들 역시 감사를 고백하기는 마찬가지. 2018년부터 4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온 밀라니 학생을 후원한 천안백석대학교회 박세연 권사는 “유학생들의 엄마가 되어주자는 마음으로 결단했다”며 “부족하고 능력 없는 저를 부르시고 사용하신 하나님과 이런 기회를 선물해준 교회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고 고백했다.
천안백석대학교회의 솔선수범 섬김은 사명을 이어갈 다음세대에게도 도전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30년간 천안백석대학교회에서 믿음을 지켜온 정수민 성도는 “선교와 구제에 나서는 믿음의 선배들을 보면서, 신앙이 내 안에만 머물지 않고 이웃에게 흘려보내는 훈련을 받았다. 사회에 더욱 본이 되는 선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한편, 천안백석대학교회는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연중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특별히 3월에는 3일 굿네이버스와 가수 자두가 함께한 ‘나는 1994, 나눔 2024’ 음악회를 시작으로 10일 ‘30주년 감사예배’ 17일 ‘총동원 순모임’ 24일 ‘걷기대회’(플로깅) 31일 ‘30주년 간증’이 차례로 이어진다.
30주년 기념사업의 꽃은 역사에 길이 남을 <백석대학교회 30년사> 도서 발간이다. 이를 위해 궁상환 위원장을 필두로 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료를 수집하고자 과거 주보를 다시 읽고 인터뷰에 나서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교회는 ‘기억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공규석 목사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를 망각하면, 교회는 쇠퇴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과거 하나님이 인도하신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다가올 새 미래를 건강하게 준비하는 디딤돌이 된다”며 “이 같은 맥락에서 <백석대학교회 30년사>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자 후손에게 사명을 바르게 전할 귀한 통로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교회가 백석의 명맥을 멋지게 이어가길 소망한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