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 정치적 흥정 대상 될 수 없다”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병원 현장을 이탈하면서 국민 건강과 생명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이미 2월 29일 시한까지 업무에 복귀한다면 일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최후 통첩했다. 만약 업무개시 명령을 따르지 않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면허정지와 기소 등 사법처리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 목사·사진)은 지난 2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료진들을 향해 “집단행동을 철회하고 당장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교총은 지난 14일에 이어 두 번째 성명을 발표했다.
한교총은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바람에 위중한 환자들이 제 때 수술을 받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다 사망하는 사건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의료 현장은 파국을 넘어 붕괴 수순에 접어들 것이 자명하다”면서 “의사들은 이기적인 모습이 아니라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숭고한 사명의 자리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한교총은 “책임감을 가진 의사는 절대로 환자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태도 자체가 국민 눈높이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오늘의 사태는 과거 정부에서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할 때마다 정책을 접고 양보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다. 근본적인 의료 개혁을 지연시킨 것이 오늘의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교총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가 대규모 파업에 돌입하자 정부는 다양한 양보안을 내놓았고, 이 때 당근책이 의대 정원 10% 감축이었다. 2020년에도 의사 증원 방침을 집단행동으로 좌절시켰던 의료계이다. 이런 행동을 생각해 볼 때 지금 벌어진 상황과 사태의 심각성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정부는 국민만 보고 국민의 미래를 위해 의대 증원 문제를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집단 이기주의 논리에 따라 정책이 후퇴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질 않길 바란다. 국민의 생명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재차 천명한 한교총은 “의료개혁은 더는 늦춰서도 늦출 수도 없는 국민적 과제이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또다시 정부가 개혁을 포기한다면 대한민국의 의료는 퇴보하고 국민들의 생명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의료 정책을 지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