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이거요~~”
지난 금요일 저녁 이번에 초등학교 들어가는 은율이가 갑자기 제게 만 원을 내밀며 하는 말입니다.
“목사님~ 이거요~~”
“엥? 이거 만 원인데, 어디서 났어? 주웠니?”
“잉잉~~”
“그럼? 누가 줬니?”
“응응~~”
“누가 줬는데?”
“우리 조장님이 아까 저기서 주셨어요~”
“그런데 이거 우리 은율이 가지지, 왜 목사님을 줘요?”
“그냥요~~ 목따님 드리고 시퍼서요~~”
“목사님, 이거 진짜 가져도 되는 거야?”
“네~~ 제가 목따님 드리고 싶어서 드리는 거에요~”
“그래~~ 진짜 목사님 가져도 되는 거야~~”
“네~~ 진짜 가지셔도 돼요~~”
“그래, 고맙다. 그래도 이건 목사님이 가질 게 아니고, 엄마한테 말씀드려서 통장에 넣어요~”
“잉~~ 그래도 목따님 드리고 시픈데요~~”
“조장님이 주셨으니 엄마한테 먼저 말씀드리는 거예요~~”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는 은율이 정도면 돈의 위력을 알기 시작할 때입니다. 돈을 주면 내가 먹고 싶은 걸 바꿀 수 있고, 갖고 싶은 장난감도 가질 수 있고, 돈이 그런데 쓰이는 거라는 사실을 알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 원을 불쑥 내밀며 제게 주는 마음이 감동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마 6:24)
성경은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과 겨루는 힘을 “돈”이라고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돈의 위력을 모든 세대,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힘이 되는 것이죠.
돈이 있으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돈이 있으면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돈이 있으면 누구도 나를 함부로 무시하지 못합니다.
돈이 있으면 나의 노후도 그렇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돈은 나의 힘이요, 돈은 나의 주님이십니다.
이게 세상이 말하는 돈의 위력이기도 하구요.
신앙이란 돈이 최고라고 하는 세상에서 “주님이 최고”라는 고백을 삶으로 살아내는 것 아닐까요?
영악스러운 꼬마들이 많고, 돈의 힘을 충분히 아는 은율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이 저에게 자그마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