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기독교학교 대응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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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기독교학교 대응 전략은?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4.02.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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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지난 7일 긴급대토론회 개최
박상진 석좌교수 "여건 부족, 오히려 부작용 우려된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는 지난 7일 서울 혜화동 경신중고등학교 언더우드기념관에서  ‘고교학점제와 기독교 학교의 대응’을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는 지난 7일 서울 혜화동 경신중고등학교 언더우드기념관에서 ‘고교학점제와 기독교 학교의 대응’을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2025년 전면 도입될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건학이념을 계승해야 할 기독교 학교들의 대응 방안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국가 주도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난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고교학점제도 자체의 한계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는 지난 7일 서울 혜화동 경신중고등학교 언더우드기념관에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고교학점제와 기독교 학교의 대응’을 주제로 마련된 대토론회에서는 교목전국연합회,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한국기독교학교연맹 등 기독교 교육단체들이 참여해 머리를 맞댔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 박상진 석좌교수(한동대)는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다양한 관심과 선택을 존중하고, 진로와 적성을 중심으로 하며 학교 간 네트워크 및 지역과 연계가 가능한 교육과정이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교육정책으로서 지니는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입시제도 자체가 고교학점제와 연계될 수 있도록 개혁되고,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체제가 확립되어야 한다. 여건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고교학점제는 오히려 부작용과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육부는 작년 12월 말 ‘2028년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을 발표하면서, 수능의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한편 고교 내신제도를 5등급 체제 방식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교수는 “상대평가 중심으로 입시제도가 존속된다면 고교 수업 자체가 입시 위주로 운영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의 학원화’를 부추길 가능성마저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고교학점제에 동의하지만,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최선인가 의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박 교수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의미 있게 여기면서 오히려 학교 선택권은 주지 않는 제도적 한계도 꼬집었다.

박 교수는 “사립학교는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종교 과목 운영이 위축되거나 교목실 기능 약화나 종교과목 교사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종교교육을 심화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원대 김성천 교수는 고교학점제를 부정적으로만 인식하기보다 선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대안적 접근을 시도했다.

김 교수는 “고교학점제를 단순히 편제 차원에서만 논의하기보다 교육과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어느 정도 열려있는 교육과정을 활용한다면 미션 스쿨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종교과목 선택권 축소로 해석하기보다 전 교과에 기독교 세계관 관점을 녹일 고민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교육 주체들이 민주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문해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교육과정-수업-평가에 관한 기본기’, ‘학교와 학교 간 연대’, ‘교과목 개발 적극 도모’ 등을 제안했다.

반면 명지고 교목 김종화 목사는 기독사학 현장에서 겪는 위기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 목사는 “고교학점제는 일반고, 특목조, 자사고, 특성화고, 대안학교 등 다양한 학교 형태는 그대로 두고, 학생의 선택과 진로에 따라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교육과정을 모든 학교에 강요하는 정책이다. 다양한 학교 특성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자율적 교과과정 운영과 교원 임용 자율성 회복을 위해 법적 대응 등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경론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설립정신에 따라 세워진 학교의 교육과정과 학사일정에 대해 국가가 존중하지 않고 학생 개인의 선택에 따라 수시로 바꾸도록 강제한다면, 위임받은 학교에서 교육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신념 아래 가르치는 교사들은 상실감 속에 자존감을 잃어버리게 된다”면서 건학이념이 존중되는 교육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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