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빙글리 성찬론, ‘영적 임재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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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빙글리 성찬론, ‘영적 임재설’에 가깝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4.02.0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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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박사, “상징설로만 이해는 문제” 지적
지난달 29일, 츠빙글리 종교개혁 505주년에서
주도홍 교수는 츠빙글리의 성찬론이 기존에 알려진 ‘상징설’보다 ‘영적 임재설’에 가깝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주도홍 교수는 츠빙글리의 성찬론이 기존에 알려진 ‘상징설’보다 ‘영적 임재설’에 가깝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개혁주의신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종교개혁가 츠빙글리의 성찬론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징설’보다 칼빈의 ‘영적 임재설’에 가깝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칼빈보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만큼 츠빙글리가 오히려 칼빈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백석대 전 부총장 주도홍 박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방배동 백석대 비전센터에서 열린 제505주년 츠빙글리 종교개혁 기념학술대회에서, “한국교회는 츠빙글리의 관점을 상징설로만 이해하는데, 이는 츠빙글리가 강조한 ‘그리스도의 영적 임재’를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츠빙글리의 성찬론은 ‘영적 임재설’이라고 강조했다. 

주 박사는 “그리스도께서 영적으로 임재한다”는 표현이 1529년 츠빙글리가 마틴 루터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 담겨 있음을 근거로 제시했다. 

주도홍 박사는 “1529년 10월 루터와 가졌던 마르부르크 논쟁에서 츠빙글리는 성찬의 떡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육체적 죽음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그리스도께서 영적으로 임재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개혁교회의 아버지’ 츠빙글리에 대한 연구가 한국교회 안에서 더 심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통 가톨릭의 경우 성찬을 들 때 떡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한다는 ‘화체설’(化體說)을 믿고 있다. 종교개혁기 루터는 떡과 포도주 본질은 그대로이지만 성찬 안에 그리스도가 임재해 있다는 일종의 타협안처럼 공재설(共在設)을 주장하면서, 떡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것뿐이라는 츠빙글리와 강하게 부딪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빈의 영향이 강한 한국교회의 경우 대부분은 그리스도께서 영적으로 임재한다는 ‘영적 임재설’을 따르고 있는데, 주도홍 박사는 칼빈보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츠빙글리의 영적 임재설이 칼빈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 박사는 “츠빙글리를 역사적으로 제2의 종교개혁자로 인정하면서도, 그를 향한 연구가 한쪽으로 밀쳐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한국교회에서 루터와 칼빈의 연구가 다양하고 거대한 반면 츠빙글리는 상대적으로 원론적이고 초라한 느낌”이라고 비판적 인식을 제기했다. 

한편, 제505주년 츠빙글리 종교개혁 기념학술대회에서는 안양대 이은선 박사, 총신대 서창원 박사, 고신대 이신열 박사, 백석대 박찬호 박사, 대신대 임종교 박사,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유정모 박사, 합신대 양신혜 박사, 남원예닮대교회 강민 박사 등 다양한 신학자들이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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