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내용은 다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평강일 것이다. 평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려면 그 평강이 깨지거나 상실해 보면 알 수 있다.
평강은 히브리어로 샬롬이고 헬라어로 에이레네라고 한다. 정신적이고 영적인 평회를 말한다. 평강은 인생의 삶에서 최고의 자본으로 평가된다. 이 평강이 상실되면 곧 바로 삶에 불균형이 찾아오고 갈등과 다툼이 발생한다. 그래서 오늘을 갈등의 시대라고 부른다. 지금 가는 곳마다 갈등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환경 중 가장 염려되는 것은 갈등이 염려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점이다. 지금 갈등은 무서운 바이러스처럼 무섭게 확산되고 있고 모두의 마음을 산성화시켜가고 있다. 이 세상에서 어느곳보다 이 평강이 충만해야 할 곳은 가정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오늘 이 평강으로 가득채워져 있어야 할 가정들이 모두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부부사이에, 자식간에, 부모과 자식사이에, 그리고 형제간에 이 갈등이 도를 넘었다. 신앙인에게 이 갈등은 곧 바로 기도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그리고 갈등에 휩싸인 가정들은 이 불화와 갈등을 치유하느라 온힘을 쏟아야 하고 그 결과 가정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우리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사회도 지금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었다. 가는 곳마다 다툼과 증오가 넘친다. 벽하나 사이를 두고 살아가는 이웃간의 사이에 건듯하면 살인극이 발생하고 어제까지 연인관계였던 사람들이 오늘은 원수가 되어 죽고 죽이고 한다.
여기에 오늘 교회들도 한몫을 하고 있다. 갈등의 치유를 자임해야 할 교회임에도 교회 스스로가 이 갈등의 대열에 끼어있다. 오늘 온전한 교회 찾기가 어려울 만큼 거의 모든 교회들이 이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갈등의 풍조가 교회안에까지 침투하여 한번 발생한 갈등은 치유방법이 전무하고 마침내 분열되어야 끝나버리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이같은 오늘 우리사회에 만연된 갈등의 진원지는 정치계라고 볼 수 있다. 정치계는 한 나라의 모든 역량을 모아 국가발전에 쏟아부어야 오늘같은 국제 경쟁력에 뒤지지 않고 오늘의 번영을 계속 발휘할 수 있지 않은가. 더 걱정되는 것은 이같은 갈등 국면은 이 땅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세상 곳곳에서 갈등을 넘어 분쟁으로 이어지고 전쟁으로 파괴되고 있다.
성경은 이 갈등을 엄히 경계하고 있다. 왜냐하면 파괴력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3:24-25절에서 만일 나라가 스스로 분쟁하면 그 나라가 설 수 없고 만일 집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설 수 없고 ...라고 했다. 염려되는 것은 이 땅의 가정들이 이렇게 분쟁하고 이 나라가 이렇게 분쟁하고 이 땅의 교회들이 이렇게 갈등하고 분쟁하면 결국 끝은 불보듯 뻔하지 않은가.
미국 기독교 설문기관인 라이프 웨이 리서치에서 최근 문닫는 교회의 5대 특징을 발표하였다. 사소한 일에 얽매어 다투느라 정신이 없는 교회, 그렇게 다투느라 전도를 포기한 교회, 갈등 치유하느라 모든 열정을 소비하는 교회, 교회가 부흥하지 않자 모든 책임을 목사에게 돌리는 교회, 견디기 어려운 목회자가 자주 이동하는 교회 등이다.
“만일 집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설 수 없고 …”라는 말씀 그대로이다. 그런데도 오늘 이 시간에도 여전히 이 세상에는 온갖 갈등과 분쟁으로 넘쳐나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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