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지금보다 더 불리했던 초기 기독교의 ‘원형’에 관심 갖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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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산책] 지금보다 더 불리했던 초기 기독교의 ‘원형’에 관심 갖기를
  • 이상규 교수(백석대·역사신학)
  • 승인 2024.01.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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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끝) - 초기 기독교 산책을 마감하면서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2020년 1월부터 ‘초기 기독교’ 산책이라는 주제로 지난 4년 간 초기 기독교 관련 글을 연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기독교연합신문사 사장님과 편집국장님 그리고 여러 기자와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 여러 가지로 부족한 글을 인내하면서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우리가 ‘초대교회’라고 할 때는 일반적으로 그레고리 1세가 교황이 되는 590년 이전을 말하지만 ‘초기 기독교’로 말할 때는 기독교가 공인(313)을 받고 로마제국의 국교(380, 392)가 되는 4세기 이전의 기독교를 칭한다. 말하자면 예루살렘에 교회가 탄생한 이후 첫 300년이 기독교 역사의 ‘초기’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종교로 자리 잡게 된 4세기 이후의 기독교를 그 이전과 구분하기 위해 ‘콘스탄틴적 기독교’(Constantinian Christianity), 혹은 콘스탄틴 후기 시대 기독교(Post Constantinian Christianity)라고 불렀다. 서양사에서도 지중해 유럽을 중심으로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후 5세기까지의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를 고전 고대(古典古代, Classical antiquity)라고 말하는데, 이 지역과 이 시대에 형성된 문화나 문명이 현재 유럽 문화의 기반이 되었다는 점에서 ‘고전’(Classical)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다른 지역이나 시대와 구분하고 있고, 현대 유럽 문화의 원류로 간주하고 있다.

필자는 부족하지만 교회사를 공부하면서 보다 원형적인 기독교, 본래의 기독교가 어떠했는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성경의 기독교 혹은 본래의 기독교가 세월이 지나면서 변화되거나 변질되었고 15세기 말 그 타락이 심화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개혁자들을 통해 당신의 교회를 쇄신하는 역사를 이끄셨는데 그것이 종교개혁이었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에도 교회는 부침(浮沈)과 성쇠(盛衰)를 경험했다. 흑인영가의 가사처럼 때로는 교회가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충실하고 독수리 날개 치듯 비상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쇠퇴하거나 타락하여 교회 본래의 이상을 상실하기도 했다. 이런 역사의 질곡을 보면서 본래의 교회, 보다 원형적인 교회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초기 기독교회에 대한 관심이었다.

우리는 ‘초대교회를 본받자’, 혹은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초대교회는 지금의 교회보다 더 순수한 더 모범적이고 더 성경적 교회였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초기 사도행전에 나타난 기독교 혹은 사도시대 기독교는 그 이후의 기독교회에 비해 더 순수하고 원형에 가까웠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초기 기독교의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아 지난 4년간 초기 기독교회의 여러 측면에 대해 소개했지만 뒤돌아보면 부족한 점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살펴보았던 주제로는, 기독교의 기원에서부터 복음의 지리적 확산, 그리고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급속한 성장이 어떻게 가능했던가를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또 초기 기독교회의 예배당(집회소) 변천과 초기 교회에서의 예배와 전도가 어떠했던가를 여러 문헌을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사회에서 자연스럽게 행해지던 영아유기, 낙태, 검투경기와 같은 반생명적인 일상에 대해 초기 교회는 어떻게 반응했던가를 소개하고, 전염병, 재산과 부, 전쟁과 평화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소개하고, 교회에 대해 도전했던 이단과 기독교에 대한 이론적 공격에 대해 교회는 어떻게 대응했던가를 소개하였다.

이 글에서, 카타콤의 그림과 상징에 대한 소개는 아마도 한국에서 처음 소개하는 글이었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글이었지만 사랑으로 인내해 준 독자들과 애정 어린 충고로 격려해준 독자들에게 감사한다.

백석대·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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