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육신·영혼의 회복이 진정한 치유 … 치유 경험할 때 변화 일어나”
상태바
“마음·육신·영혼의 회복이 진정한 치유 … 치유 경험할 때 변화 일어나”
  • 대담=이현주 국장, 정리=한현구 기자
  • 승인 2024.01.24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 대담 //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김의식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
가정 회복 위한 치유 세미나 연이어 개최, 청년 회복에도 집중
‘목회지 대물림 금지법’은 비성경적 … 갈등 넘어서 화해 이뤄야
뜨거운 신앙의 힘으로 부흥한 한국교회, ‘처음 사랑’ 회복 절실해

수많은 과제를 떠안고 ‘2024호’가 힘겹게 출항했다.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과 사회 갈등, 세계로 시선을 돌리면 전쟁과 기후 위기, 자연재해에 이르기까지 교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교회 안을 보더라도 교단 분열과 신뢰도 하락, 코로나 이후 다음 세대 이탈 문제가 심상치 않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 목사)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한교총은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예장 백석)를 중심으로 공동대표회장 오정호 목사(예장 합동), 김의식 목사(예장 통합), 이철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임석웅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함께 리더십 체계를 견고하게 구축하고, 한국교회와 대사회 현안을 책임 있게 해결할 예정이다. 특별히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는 한교총 창립 이후 최초로 ‘공동 대표회장 분야별 책임제’를 도입해 전문성을 대폭 강화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지는 한교총 대표회장단 릴레이 신년대담을 준비하고 이번 주엔 예장 통합 총회장 김의식 목사를 만나 한국교회 치유의 길을 들었다.

 

-치유하는교회 담임 목회부터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총장에 이르기까지 일생을 치유와 회복에 전념하셨다. 이번 회기 총회 주제 역시 ‘주여, 치유하게 하소서’로 정해졌다. 특별히 치유에 사역의 중점을 두는 이유가 있다면?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은혜 받아라”, “육적으로 축복 받아라”고 강조해왔다. 이는 한국교회의 기적적인 부흥과 대한민국의 놀라운 성장을 가져왔다. 하지만 마음을 터치하지 못했고 마음의 평강을 얻지 못했다. 굳어진 마음으로는 삶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엄밀한 의미의 치유(Healing)는 마음의 상처를 고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진정한 치유란 ‘우리를 불행과 고통으로 몰고 가는 영혼의 죄악과 마음의 상처와 육신의 질병으로부터 은혜와 평강과 축복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완성됐다. 영혼의 죄악과 마음의 상처와 육신의 질병이 치유돼야 진정으로 주님 안에서 은혜와 평강과 축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전도사 시절 딸 아이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미국에 가서 치유 사역을 공부했고 한국에 돌아온 뒤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치유상담연구원으로 시작해 27년째 가르쳐오고 있다.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된 치유 전문 교육기관으로 이론뿐 아니라 임상 실습 과정이 알차게 준비된 것이 장점이다.

 

-교회와 사회에 치유가 절실한 시점인 듯하다. 이를 위해 교단에서 사업을 많이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사업들과 올해 계획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지난해 총회를 마친 직후 전국 13개 시도별 치유세미나 및 연합부흥성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침체돼 있던 교회들의 치유와 회복, 부흥을 위해서였다. 증경총회장님들을 강사로 모시고 말라붙어가는 성도들의 영성에 불을 붙이고자 했다.

다음으로는 청년에 집중했다. 위기라고 말하는 다음세대 중에서도 최악의 불모지가 바로 청년이다. 유년부와 교회학교는 그나마 분전하고 있는 반면 청년들은 급속도로 교회를 떠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에 주목해 청년부 담당 목회자를 모시고 1박 2일 동안 훈련시켰다. 지난 9일에는 명맥이 끊겼던 청년회전국연합회를 재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치유 사역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는 개인 치유를 위한 치유동산, 가정의 치유를 위한 부부행복동산, 아버지로의 회복을 위한 아버지학교, 어머니로서 회복을 위한 어머니학교 등 다양한 세미나를 연다.

 

-교회 밖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초저출생 현상과 사회 양극화, 갈등과 분열은 그 어느 때보다 행동하는 교회의 모습을 요구한다. 특히 한국교회 장자교단으로서 통합총회에 거는 기대는 적지 않다. 대사회적 문제에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생각인가.

저출생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저는 저출생 현상을 나라를 망하게 하는 심각한 병, ‘망국병’이라 부르고 싶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의적절한 법안이 제정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교회총연합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서명을 받아 입법이 되도록 해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

이념에 의한 양극화 현상도 심각하다. 해방 이후 신탁통치 찬반으로 갈린 것으로 시작해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대립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이것 역시 ‘망국병’이다.

올해는 특히 4월 선거를 앞두고 있기에 더 극렬히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한쪽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보수에 힘을 실어주니 개혁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반발하고 교회를 떠나 버린다. 중심을 잡지 못했기에 생긴 일이다.

교회는 복음으로 살고, 복음으로 화해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법을 가르치고 강조해야 한다. 예전 한경직 목사님이나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들은 그런 역할을 잘하셨다. 생각은 보수적일지라도 고통받는 이들의 편에 서서 사회를 균형 있게 이끌어가셨다. 요즘은 그런 어른을 찾기 힘든 것이 안타깝다.

 

-교회의 사회적 이미지가 추락할 당시, 그 중심에는 명성교회 사태가 있었다. 통합총회는 아직도 ‘헌법 28조 6항’, 이른바 ‘목회지 대물림 금지법’을 두고 완전한 해결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갈등 해결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

목회자 자녀 승계 금지법은 입법 자체가 잘못됐다. 자녀라고 해서 목회지를 물려받지 못하게 하는 건 전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한국의 통합, 기장, 감리회 3개 교단밖에 없다. 비성경적인 표적 입법이라 할 수 있다.

목회자 자녀라는 이유로 출발선에도 서지 못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목회자 자녀도 동등하게 가져야 할 권리를 빼앗는 일이다. 대형교회에 후임이 와서 잘 된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자녀가 오면 더 안정적으로 교회가 서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목회자 자녀라고 편견을 가지고 제약을 거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

교회가 99% 찬성한 사안을 총회가 막는 것은 이상한 그림이다. 서기로 섬길 당시 수습전권위원회를 구성해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으려 했다. 104회 총회에서 수습안이 통과되면서 총대원들의 마음도 모아졌다고 본다.

갈등이 시작된 지도 벌써 10년째다. 더 이상 ‘친명’과 ‘반명’이 대립해서는 안 된다. 화해를 시작하기 위해 지난해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려 했는데 뜻밖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하나님이 치유하고 화해하라 명령하셨기에 강행했다.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담임목사 취임을 목회자 자녀의 경우 4분의 3 이상으로 강화’하는 개정안을 준비했지만 올해는 올리지 못했다. 아마 내년에는 통과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에 취임하셨다. 그동안 연합기관은 반복된 갈등으로 한기총, 한교연을 거쳐 한교총에 이르게 됐다. 이제는 진정한 연합을 이루어야 하는데 어떤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나.

한기총은 금권 선거로 인해 산산조각이 났고, 한교연도 군소 교단의 난립으로 주요 교단이 빠져 나오게 됐다. 문제는 한기총이 역사가 오래됐고 한국교회 대표 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보니 공식적인 자리에 한기총을 부르는 경우가 있다. 역사성을 살리고 혼선을 막기 위해서라도 연합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기득권자들이 교단의 이익, 교회의 이익, 개인의 이익을 내려놓고 이단이 아닌 이상 한국교회는 하나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연합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태다. 한기총은 가장 문제가 됐던 이단 문제가 거의 정리된 상태고 한교총 역시 수용하겠다는 자세다. 부활절 전까지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는 한국교회 성도들을 위해 희망찬 당부의 말씀 부탁드린다.

지난날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신실하게 충성을 다함으로 오늘의 한국교회 부흥과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뤘다. 그런데 말세가 다가올수록 신앙이 풀어지고 무너져내린다는 말씀처럼 교회가 처음 사랑을 잃어버리고 있다. 앞으로 3년이 한국교회의 장래를 좌우할 중대한 시기다. 코로나 전으로 돌아가서 신앙생활의 열정을 되살리면 교회와 나라가 다시 부흥하겠지만 처음 사랑을 저버리면 촛대가 옮겨지고 대한민국도 희망이 없어질 것이다.

그 중심에는 예배의 회복이 있다. 코로나 당시 교회는 정부의 핍박에 너무 쉽게 무릎을 꿇었다. 신명기 말씀에 보면 ‘택하신 곳에서’ 예배를 드리라는 말이 16번이나 나온다. 광야 시대의 택하신 곳이 성막이었다면 왕정 시대에는 성전, 포로 시대에는 회막이었고 신약 이후에는 교회다. 처음 사랑을 회복하고 다시 예배의 자리로 나아올 때 우리 민족이 통일을 이루고 세계선교를 더욱 힘차게 해나가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줄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