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한 영혼이라도 회개하는 것이 여호와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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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한 영혼이라도 회개하는 것이 여호와의 바람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4.01.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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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16) - “느부갓네살 왕아 네게 말하노니 나라의 왕위가 네게서 떠났느니라” (단 4:31)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느부갓네살이 꿈을 꾸고 열두 달이 지났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쫓겨나 들짐승과 함께 살고 소처럼 풀을 먹고 하늘 이슬에 젖으리라던 예언은 상징적인 언사였던 것일까요. 하늘에 닿는 거목을 베어 넘기는 환상은 실현되지 않았으며 느부갓네살은 여전히 권좌에 있었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이가 명령하신 것이 내 주 왕에게 미칠 것이라”(24절) 다니엘의 예언이 이번에는 보기 좋게 빗나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왕궁 지붕을 거닐고 있던 얼굴에 미소가 스치고, 느부갓네살이 입을 엽니다. “내가 세운 이 도성, 이 거대한 바빌론을 보아라! 나의 권세와 능력과 나의 영화와 위엄이 그대로 나타나 있지 않느냐!”(30절, 새번역) 그 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하늘에서 소리가 내려옵니다. “느부갓네살 왕아 네게 말하노니 라라의 왕위가 네게서 떠났느니라 네가 사람에게서 쫓겨나서 들짐승과 함께 살면서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요 이와 같이 일곱 때를 지내서 지극히 높으신 이가 사람의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그것을 누구에게든지 주시는 줄을 알기까지 이르리라 하더라”(31~32절) 꿈에서 들었고 예언자도 확증했던 기이한 내용이 다시 한번 귀에 울리자 몸이 반응합니다. 왕이 기이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머리털이 독수리 털과 같이 자랐고 손톱은 새 발톱과 같이 되었더라”(33절) 고대세계의 신비로 꼽히며 찬탄을 모으던 바벨론 왕궁은 더 이상 그가 있을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쫓겨나 “소처럼 풀을 먹고 몸은 하늘 이슬에 젖는” 야수로 ‘일곱 때’(23절)를 보내야 했습니다.

근신의 시간은 느부갓네살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으로 새롭게 빚어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알리는 그의 입술에는 찬양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 권세는 영원한 권세요 그 나라는 대대에 이르리로다 땅의 모든 사람들을 없는 것 같이 여기시며 하늘의 군대에게든지 땅의 사람에게든지 그는 자기 뜻대로 행하시나니 그의 손을 금하든지 혹시 이르기를 네가 무엇을 하느냐고 할 자가 아무도 없도다”(34~35절) 그의 총명이 돌아오면서 그의 왕위도 회복됩니다. 인생곡선의 극적인 하강과 상승을 맛본 느부갓네살의 찬송은 그래서 각별합니다. “지금 나 느부갓네살은 하늘의 왕을 찬양하며 칭송하며 경배하노니 그의 일이 다 진실하고 그의 행하심이 의로우시므로 교만하게 행하는 자를 그가 능히 낮추심이라”(37절)

예언으로 통지된 미래는 숙명이 아닙니다. 40일 후면 멸망하리라고 통보받은 니느웨 백성이 금식하며 회개하자 재앙은 취소됩니다(욘 3:10). 히스기야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신변을 정리하라는 청천벽력의 통보에 눈물로 호소하였고, 하나님은 그에게 15년의 수명을 더 허락하셨습니다(왕하 20:1~7). 심지어 사악함의 대명사였던 아합조차도 옷을 찢고 금식할 때 심판을 유예받았습니다(왕상 21:21~29). 심판을 취소하시는 하나님을 두고 의지박약이나 허언증이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식언치 않으시고 인자가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치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치 않으시랴”(민 23:19, 개역한글) 하나님께서 종종 심판의 선언을 거두시는 이유는 한 영혼이라도 회개하고 살게 하는 것이 약속의 기계적인 실행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합에게도 기회를 주신 하나님, 불평하는 요나를 타이르시던 하나님의 자비가 아니었다면, 오늘 우리가 죄를 반복하며 연명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벧후 3:9)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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