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보다 권위있거나 성경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
상태바
성경보다 권위있거나 성경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
  • 박찬호 교수 백석대
  • 승인 2024.01.10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찬호 교수의 목회현장에 꼭 필요한 조직신학_41) 성경의 충족성

한때 베스트 셀러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던 책 중에 옥성호의<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레이크우드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조엘 오스틴을 비판하는 내용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먼저 책 제목에 대해 시비를 걸어보자. 우리는 심리학에 물들어 부족한 기독교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심리학의 도움을 받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심리학도 하나님의 일반계시 아래 이루어지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옥성호는 심리학이 학문이 아니라는 과학철학자 칼 포퍼의 주장을 다소 다른 문맥에서 인용하기 위해 가져온다. 심리학은 학문이 아니기 때문에 심리학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옥성호는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의 모습으로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자기 사랑이다. 둘째는 적극적인 사고이다. 그리고 셋째는 성공신화이다. 과연 이 3가지가 성경적인 가치인지에 대한 토론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도 자기를 사랑할 수 없다고 심리학은 가르친다. 하지만 성경은 자기 사랑이 아니라 자기 부인을 명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타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경이 가르치는 자기 부인이 자기 혐오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한다. 실제로 교회 역사에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명하신 예수님의 사랑의 이중계명에 대해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 같이 하라”는 말씀에 근거하여 제3의 사랑인 자기 사랑을 도출해 내기도 하였다. 그런 주장을 한 대표적인 신학자는 성 어거스틴이다.

노만 빈센트 필이나 로버트 슐러는 적극적인 사고를 주장한 사람들이다.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이나 <잘 되는 나>라는 책도 그런 흐름을 이어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적극적인 사고를 비판하는 이유는 죄와 십자가에 대한 언급이 없이 구원을 말하기 때문이다. 분명 적극적인 사고에는 복음의 핵심적인 내용을 누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적극적인 사고 또는 긍정적인 사고가 비성경적이라면 부정적인 사고가 성경적인가에 대해서는 또 다른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교회 안에 부정적인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하면 목회자 입장에서는 참 힘들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일선 목회에서 은퇴하였고 암투병 중에도 “날마다 기가 막힌 새벽”이라는 유튜브를 운용하고 있는 김동호 목사는 2000년 어간에 미국 유학생 수련회(KOSTA)에서 “고지를 정복하라”는 특강을 통해 그리스도인 유학생들에게 많은 도전을 주었다. 그리스도인들이 고지를 정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지론’이 성공주의를 부추기기에 왜곡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른바 ‘미답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문제제기도 정당한 측면이 분명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리스도인은 무조건 실패하고 낮은 곳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주장 또한 일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옥성호가 문제 삼고 있는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의 모습 3가지 모두 다소 논란을 담고 있는 내용이고 어느 정도 함께 생각해보아야할 만한 문제들이다. 옥성호의 책의 가장 큰 문제는 결론 부분에 나와 있는 성경의 충족성과 관련된 주장이다. 성경의 충족성을 오해하여 옥성호는 결론 부분에서 오락가락한다. 옥성호는 그리스도인들이 일반학문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또 어떤 대목에서는 일반학문의 도움을 받는 것을 거절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심리학에게 성경의 부족한 부분을 네가 보충하라고 말씀하셨겠느냐는 것이다.

다시 반복하지만 성경의 완전성 교리는 가톨릭교회의 모종의 잘못된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된 것들이다. 중세 때부터 가톨릭교회는 기록된 말씀에 대한 보충으로 구전 전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성경이 어떤 보충물을 필요로 한다는 입장에 반대하여 종교개혁자들은 성경의 충족성을 주장하였다. 이 교리는 선지자들과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말하고 기록한 모든 것이 성경에 담겨 있다는 뜻은 아니다. 또 신앙의 모든 조항들을 성경이라는 완결된 형태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종교개혁자들은 다만 성경과 똑같은 권위를 갖고 따라서 성경과 똑같이 양심에 구속력을 갖는, 기록되지 않은 하나님의 말씀이 성경과 나란히 존재한다는 것을 거부하려는 것일 따름이었다. 또 그 입장을 취함에 있어서 그들은 성경의 기초 위에 선다. 종교개혁자들은 기독교적 전승을 인정하긴 했으나, 성경에 기초하고 성경에서 나온 것만을 인정하였고, 권위에 있어서 성경과 같거나 능가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