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멜리토,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명확히 인식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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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산책] 멜리토,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명확히 인식한 인물
  • 이상규 교수(백석대·역사신학)
  • 승인 2024.01.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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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83) - 기독교 신앙을 변증한 사람들(20)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멜리토는 희브리어성경 목록을 작성한 최초의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 목록을 보면 외경은 제외되어 있어 유대교와 개신교 정경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스더와 느헤미아서도 제외되어 있지만 에스드라서(Esdras)는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멜리토의 글에는 옛 책들(the Old Books), 혹은 ‘옛 언약의 책들’(the Books of the Old Covenant)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그 당시 교회가 새언약에 관한 정경, 곧 신약성경을 가지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또 멜리토는 변증가들 가운데, 그리스도의 양성교리, 곧 그리스도는 온전한 신성과 온전한 인성을 가지신 분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한 인물이었다. 정리하면, 멜리토는 부활절 논쟁에서 14일파라는 점 외에는 정통신앙의 소유자였고, 탁월한 지성의 소유자였다고 할 수 있다.

히에라폴리스의 아폴리나리우스(Apolinarius of Hierapolis): 아폴리나리우스는 부르기아 히에라폴리스의 감독을 역임한 변증가인데 160~180년 어간에 활동했다. 그는 파피아스의 후계자로 알려져 있는데, 파피아스(Papias, 60년경~163년)는 사도교부로서 히에라폴리스의 감독이었고, 5권으로 된 <주의 말씀의 해석 Exposition of the Sayings of the Lord>이라는 책을 쓴 인물이다. 아폴리나리우스는 5권의 저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책은 다 소실되었고, 제목과 일부의 인용문 혹은 요약만 남아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174~177년 경 쓴 <변증 Apologia>인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게 보낸 변증서였다. 이 글에서 아폴리나리우스는 황제가 경험했던 기도로 전쟁의 승리를 가져 온 ‘우뢰군단’ 이야기를 가지고 기독교를 변호하고 있다. 172년 경에 쓴 <브루기아인들의 이단설을 논박함>은 몬타누스파의 이단성을 비판한 작품이었다. 브루기아는 몬타누스 이단의 거점이었기 때문에 이 이단을 비판했는데, 몬타누스의 가르침은 이교에서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그리스인들을 비판한 다섯 권>, <진리에 관한 두 권>, <유대인들을 비판한 두 권> 등이 있으나 제목만 알려져 있다. 아폴리나리우스의 남아 있는 글 가운데 가장 긴 것이 부활절 논쟁에 관한 것인데, 아폴리나리우스는 앞에서 소개한 멜리토의 견해 곧 ‘14일파’의 입장을 반대하고, 부활절을 1월 8일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우세비우스는 아폴리나리우스를 멜리토와 함께 2세기 정통 신앙을 견지했던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그의 생몰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밀티아데스(Miltiades): 2세기 후반에 활동한 또 한 사람의 변증가가 밀티아데스였다. 에우세비우스는 그가 <변증 Apology>, <그리스인들을 비판함 Against the Greeks>, <유대인들을 비판함 Against the Jews>과 같은 책을 썼다고 하지만 책은 모두 소실되었다. 이를 미루어 볼 때 밀티아데스는 이방인과 유대교에 대항하여 기독교 신앙을 변호했음을 알 수 있다. 즉 그는 자신의 학문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수호하고 변증한 것이다. 그래서 테르툴리아누스는 밀티아데스를 가리켜 ‘교회의 웅변가’(Sophista ecclesirum)라고 불렀다. 히에로미누스는 그가 “이방인에 대해서도 탁월한 책을 썼다”고 했다.

헤르미아스(Hermias)라는 인물도 있다. <이교철학자들에 대한 조소 Irrsio gentilium philosophorum>라는 글을 남겼는데, 부피가 작은 책이지만 이 책이 아니었다면 그는 역사의 묻힌 인물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는 2세기 말 혹은 3세기 초에 활동했는데, 재치와 풍자로 이교 철학자들의 모순을 지적하고 이 세상의 지혜는 하나님께 어리석은 것이라는 바울의 말(고전 3:19)을 입증하고 있다. 필립 샤프는 헤르미아스는 루키아누스와 유사한 인물로 간주하고 있다.

백석대·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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