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 사이에 선 한국교회, 변화와 희망을 선택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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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 사이에 선 한국교회, 변화와 희망을 선택할 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12.28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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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새해 한국교회 기상도

핵개인 시대, 교회도 이제 쇄신이 필요하다
사회적 책임 다하는 교회로서 역할 감당해야

2023년 코로나에서 완전히 벗어나 인류 전체가 안도의 한숨을 쉬는가 싶더니, 전 세계 곳곳에서 재난과 재해로 신음하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기상이변도 속출하고 있다. 겨울은 따뜻하고 봄·가을에는 오히려 한파가 닥치고, 여름철에는 집중호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올해는 또 어떠한 자연재해가 들이닥쳐 인류를 힘겹게 할지 불안하다. 

전쟁도 빈번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모자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까지 일어나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각처에서 국지전이 벌어져 죄 없는 민간인들이 희생되고 있다. 

2023년 정전협정 70주년을 아무 성과 없이 보낸 한반도에서, 남북관계는 올해 더 역주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무력시위를 지속하고 있고, 남한 역시 강경 일변도로 대응 중이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한국교회 하나 된 외침을 올해는 과연 들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2024년 맞이하는 한국교회는 어디에 서 있으며, 한 해 동안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할까. 어두움 속에서도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한국교회가 절망과 같은 세상 가운데서도 생명의 싹을 틔울 수 있길 기도하며, 새해 교계 기상도를 그려본다. <편집자주>

2024년 한국교회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분기점에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2024년 한국교회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분기점에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탈종교화 심화, 교회 리빌딩 필요하다
3년에 걸친 초유의 코로나 사태를 극복한 한국교회지만, 올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지난해 한국교회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볼 수 있는 통계가 다수 발표된 건 다행스런 일이다. 종합해보면,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와 호감도가 하락 추세에 있고, 교세 감소는 여전했으며 다음세대의 이탈 수치는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다.

올해 한국교회 최대 과제는 신앙의 회복, 공동체의 회복, 다음세대의 회복에서 찾아야 할 듯싶다. 한국교회를 데이터에 기반해 분석한 책 <한국교회 트렌드 2024>는 “교회 수축의 시대”라고 2024년을 진단했다. 분야별 전문가들은 ‘교회 리빌딩’, ‘외로운 크리스천’, ‘OTT 크리스천’, ‘밈 제너레이션’, ‘약한 고리 3040’,‘교회 거버넌스’, ‘처치 인 처치’, ‘어스시턴트 포비아’, ‘다시 선교적 교회’, ‘인에버터블 컬트’ 등에서 사역의 패러다임과 목회 전략을 발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교회 리빌딩’과 관련해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는 “코로나 이전과 같은 끈끈한 교회 공동체성은 없어졌다. 시간과 물질을 아낌없이 드렸던 헌신의 동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교회 양극화가 심해지며 중소형 교회는 버티기 힘들어질 것이다. 마지막까지 붙들어야 할 신앙과 지속가능한 교회를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교회를 리빌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앙의 본질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수호해야 하지만, 올 한해 쇄신의 길을 기꺼이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코로나를 겪으며 교회 내 ‘소그룹 사역’의 중요성을 재발견 한 만큼, 올해 소그룹 사역이 교회마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기존 교회를 떠나 온·오프라인 공간을 유리하는 플로팅 크리스천들을 품을 수 있는 교회 내 소그룹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최근 송길영 작가가 “이젠 핵가족의 시대도 아닌 핵개인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핵개인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독립해 자신의 애호를 즐기는 사람이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핵개인’에서 착안해 ‘핵크리스천’, ‘핵처치’의 시대를 전망하면서, “교회가 핵크리스천 현상을 부정적으로 방치하면, 교회는 침체될 것”이라며 “개인주의 성향으로 흘러가는 성도들을 잘 양육해 사도행전적 원형교회로서 ‘핵처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4월 대한민국 총선, 11월 미 대선
올해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대통령선거도 올해 11월부터 진행된다. 여야 정치권은 작년 연말부터 공천권을 둘러싸고 이합집산을 시작했고, 지역구에서는 예비후보들 간 샅바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면 각 정당의 예비후보들이 저마다 명함을 나누고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걸 보면, 올해 총선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회 성도들도 국민으로서 당당하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고, 선거 국면에 유권자로서 공정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고, 안타깝게도 그 온상 중 하나로 교회 공동체가 지목되고 있다. 올해는 달라야 한다. 4월 총선과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조만간 쏟아져나올 무차별적인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선거철이면 교회 안에서도 교인들 간 지지 정당과 후보를 달라 갈등이 일어나곤 한다. 모바일 채팅방을 중심으로 가짜뉴스 살포까지 이뤄지기 일쑤다.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일부 목사들은 서슴없이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고의로 왜곡된 정보를 확산시켜 교인들을 현혹하기까지 한다. 

강단에서 발언 때문에 교인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지 않도록 목회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는 뉴스를 소비하는 데 열 올리는 대신 2024년에는 기독교 가치관을 구현할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도록 한국교회는 기도해야 한다. 오히려 일부 이단 세력이 정치에 개입해 선거판을 뒤흔들지 못하도록 감시자 역할을 자처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책임, 교회이기 때문에
창세기 1장 28절에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문화명령은 2024년에도 유효하다. 

기후위기의 시대,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는 청지기로서 역할에 더욱 매진하는 2024년이길 소망한다.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고 이상기후 현상은 빈번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만큼은 정부, 민간을 구분해선 안 될 정도로 심각하다. 

다행히 한국교회는 한국교회총연합을 중심으로 재작년부터 본격적인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그동안 진보교계를 중심으로 전개했던 환경운동이 보수교계까지 동참하게 되면서 올해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22년 창조회복 교회 만들기 캠페인, 2023년 탄소중립 나부터 실천사업을 전개한 바 있는 한교총의 올해 더 실질적인 창조세계 보전을 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기관이나 교단 차원을 넘어 지역교회 안으로 깊숙이 탄소중립, 환경보전에 대한 공감대가 뿌리내려야할 때다. 

한국교회의 저출산 극복 캠페인도 올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에서는 가장 적극적이고 발 빠르게 저출산 문제를 인식하고 공동대응해 온 한국교회이기에 올해 정부와 지자체의 기대도 커 보인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월말 한국교회총연합과 저출산 극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보건복지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종교계 협의체’를 만든 이후 처음으로 개신교계와 협약을 맺었다. 

작년 역대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올해 다시 갱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한국교회가 변화의 전기를 올해는 반드시 만들어주길 바란다. 

한편, 지난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인공지능 AI는 2024년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부정적인 반응보다 목회 현장에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AI 활용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함께 실제적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연구도 교계 안에서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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