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리즈(Rizz)가 있어 보이나요?” 영국 옥스퍼드대출판부가 2023년 올해의 단어로 ‘리즈(Rizz)’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리즈’는 ‘이성을 끌어당기는 매력’이란 뜻으로 영미권 Z세대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신조어인데 카리스마(charisma)의 중간 부분만 떼 낸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리즈는 외모에 대한 칭찬보다 숨겨진 매력이란 의미에 가깝습니다. ‘묘한 매력이 있다(have rizz)’거나 ‘이성을 유혹하다(rizz up)’ 등과 같이 쓰이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즈는 옥스퍼드 데이터를 인용해 ‘리즈’의 사용량이 온라인 등에서 전년보다 15배 증가했으며 각종 밈을 생산했다고 전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TikTok에서 ‘리즈’ 해시태그가 붙은 관련 게시물들은 조회 수가 수십억 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단어는 할리우드 영화 ‘스파이더맨’의 주인공 톰 홀랜드(27)가 지난 6월 인터뷰에서 “난 리즈가 전혀 없다. 제한된 리즈만 있다”고 말하면서 더욱 확산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전성기’를 의미하는 용어인 ‘리즈(Leeds)’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을 거친 후 인터넷과 OTT의 빠른 성장세가 이런 결과들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예전에는 나비효과의 진행속도가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변화를 가져왔지만 지금의 시대는 모든게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다가와 있습니다.
기상뉴스에 의하면 예전에는 ‘집중호우’로 불렸던 것이 올 여름 장마는 ‘극한 호우’라는 이름으로 찾아왔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폭우를 쏟아 부으며 위협한 극한 호우의 또 다른 이름은 ‘기후 위기’입니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 방법은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인터넷 문화에서 파생된 단어와 문구가 점점 더 일상적인 언어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신앙적인 면에서 우리의 자녀들에게 선재적 신앙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맹모삼천지교’란 말을 잘 알 것입니다. ‘열녀전 모의전’에 따르면 맹자의 집은 원래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다고 합니다. 때문에 어린 맹자는 자라오면서 평소 보았던 대로 상여 옮기는 흉내와 곡하는 시늉을 하며 놀았는데 맹자의 어머니가 이를 보고 아이의 교육에 좋지 않다고 걱정하여 시장으로 이사를 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맹자가 친구들과 시장의 상인처럼 ‘골라 골라’ 흉내만 내며 놀았습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이 역시 아이의 교육에 올바르지 않은 환경 탓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자를 모시는 문묘 근처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러자 마침내 맹자가 관원들의 예절을 따라 하고 제례를 지내는 시늉을 하며 놀았으며 글월을 외는 공부에 관심을 가짐으로 후에 대학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비단 맹모의 이야기로 그칠 것이 아니라 교육적 환경이 자녀들의 성장과 발달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 새삼 깨닫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독교 자녀교육의 헌장이라 일컬어지는 말씀이 있습니다. 잠언 22장 6절에서는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라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조기 신앙교육에 대한 자각이 더욱 커져가야 할 것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우리는 옛 영광의 자리만 그리워하는 리즈(Leeds)의 환상에 빠진 자가 되지는 않았는지 믿음의 뒤안길을 되돌아보는 한주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