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신적 권위’와 ‘명료성’이 완전함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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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신적 권위’와 ‘명료성’이 완전함 이끌어
  • 박찬호 교수(백석대 조직신학)
  • 승인 2023.12.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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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교수의 목회현장에 꼭 필요한 조직신학_39) 성경의 완전성①
박찬호 목사
박찬호 목사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에 출석하였지만 성경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받지 못했다. 구약은 엄두를 못 냈지만 그래도 신약은 중고등학교 시절 일독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가며 주일학교 교사를 하게 되었는데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주일학교 교사가 무엇하는 사람인가?

성경을 가르치는 성경 교사인데 자신이 가르치는 성경을 한 번도 안 읽고 교사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 같은 것이 작동하여 대학 1학년이 끝나기 전에 작심하고 성경을 맨 앞 표지부터 마지막 표지까지, 즉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통독할 수 있었다. 조금 과장되이 말하면 대학 1학년 때 성경 전체를 한 번 통독한 이 사건은 내 인생 전체를 바꾸는 사건이 되었다.

성경은 인간이 쓴 책이 아니라고 하는 확신을 얻게 되었으니 기독교 신앙 자체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은 40여명의 인간 저자들이 기록한 책이다. 하지만 성경의 내용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인간의 지혜를 동원해서 지어낼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니다. 조금 말을 바꾸면 성경에 근거한 기독교는 인간이 만든 종교가 아니라는 확신을 대학 1학년 때 성경을 전체적으로 통독하며 깨닫게 된 것이다. 성경을 제대로 정독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쭉 한 번 읽고 얻은 깨달음치고는 꽤 대단한 깨달음이 아닐 수 없다. 성경을 한 장 미만으로 읽고 경건의 시간(Quiet Time)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성경을 통독하는 것의 중요성을 결코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교회에서는 한 해가 가며 한 해 동안 성경을 많이 읽은 성도들을 시상하곤 하였는데 그때 대부분 상을 받는 분들은 나이 많은 권사님들이었다. 시간도 많고 할 일도 없으니 시간 내어 성경 통독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성경을 가까이 하려고 하는 그런 분들의 마음을 우리는 소중히 여겨야 한다. 우리는 보다 총기가 있고 지력이 있는 젊은 세대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여야 한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 언어에 대한 노출시간을 이야기한다. 가령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어 영어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 달랑 1시간 주일에 설교 말씀 듣는 것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다. 우리의 일상 가운데 시간을 내어 경건의 시간을 가지고 또 짬을 내어 성경을 가까이 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하나님의 주파수에 우리의 주파수가 맞추어져서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직 성경’은 종교개혁자들의 공통적인 구호였다. 종교개혁은 자연히 성경의 권위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중세기 동안 사도적 전승, 즉 사도 시대부터 구전의 형태로 전해져 왔다고 가정된 사도적 전승은 점차 구체화되어 교회에 대해 강력한 힘을 확보하였다. 이 전승은 신학적 지식의 권위 있는 원천으로서 성경과 같은 수준에 놓였고, 사실 성경보다 우위의 것으로 취급되는 경우도 많았다. 종교개혁자들은 가톨릭교회의 이러한 입장이 수많은 오류의 원천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았고, 따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금 성경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노력하였던 것이다. 결국 종교개혁자들은 가톨릭교회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성경의 완전성 교리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물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제시를 한 것은 그들이 직접 자기들의 저서에서 한 일이 아니라 그들의 후계자들이 한 일이다 (Berkhof, 「조직신학 상」, 174~181).

개신교 종교개혁은 르네상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근원으로’(ad fontes) 돌아가자라고 하는 것이 르네상스의 구호였고 중세 가톨릭의 타락으로부터 교회를 개혁하는 구호 또한 근원인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종교개혁의 내적 원리로 ‘이신칭의’(以信稱義, justification by faith)를 말한다. 그런가 하면 종교개혁의 외적 원리가 바로 ‘오직 성경’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의 완전성 교리로 보통 4가지를 말한다. 첫째는 성경의 신적 권위이다. 둘째는 성경의 필요성이다. 셋째는 성경의 명료성이다. 넷째는 성경의 충족성이다. 사실 성경의 신적 권위는 합리주의의 찬바람이 유럽을 휩쓸어 신앙의 열심을 빙점까지 끌어내리기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수용되고 있었다. 가톨릭교회는 교회가 없이는 성경도 없으나, 교회는 성경 없이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가톨릭교회의 이러한 입장에 반대하여 종교개혁자들은 성경의 자증, 즉 성경은 본질상 스스로 하나님의 영감된 말씀으로서 권위를 갖는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교회는 성경을 성경으로 인정할 수 있고 또 해야 하지만, 그 어떤 의미에서도 성경을 성경으로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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