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랫동안 환경 연구와 운동을 해 온 과학자였습니다. 기독교인은 아니었고요. 이 크리스천 공동체에 온 것은 번아웃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의 기후 위기를 돌이킬 수 있을 전망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하던 행태를 바꾸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 공동체에 와서 한 달을 지냈을 때, 이 사람들에게는 제게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치열하게 현실과 부딪히지만, 이들에게는 제게 없는 소망과 기쁨이 있었어요.” 지난 6월 첫 주, 캐나다 아로샤(A Rocha) 국제본부를 일주일간 방문했다. 아로샤는 40년 전에 시작한 크리스천 환경운동 공동체이다. 이 방문 기간 중, 알게 된 한 과학자의 간증이다.
창조 세계 돌봄(Creation Care)으로도 불리는 이 크리스천 운동에 있어서 아로샤는 중요한 사례이다. 이 전 세계적 네트워크는 영국의 한 선교사 부부로부터 시작되었다. 피터 해리스와 미란다 해리스 부부는 1980년대 초, 영국 성공회 선교사로 포르투갈에서 일하게 되었다. 북유럽과 아프리카를 지나가는 철새들이 머무는 습지가 심각하게 오염되었음을 알고, 이에 관한 연구와 개선을 시작했다. 신학자 존 스토트는 이들을 격려하였고 이 지역의 생태 보존을 미션으로 삼게 되었다.
10년이 지나며, 자연환경 보존과 신앙을 통합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아로샤를 찾기 시작했다. 이들을 환대하고 안내하는 일이 또 다른 사역의 부분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아로샤의 환경보호 운동이 이제는 영국, 인도, 레바논, 르완다, 케냐 등등 세계 20여 곳, 수십 개의 환경 프로젝트와 공동체로 확산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크리스천 환경보호 운동이 1980년 말부터 시작되어, 미약하지만 아직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의 아로샤 방문 일정은 외롭게 이 일을 해온 환경운동가들과 농부, 목회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진행되었다. 이 방문은 여러 가지로 유익했지만, 무엇보다 함께 간 10여 명 모두 한 마음으로 깨달은 메시지가 있었다. 그것은 환경을 보호하고 지킴이 복음의 증거요, 선교라는 것이었다.
선교란 무엇인가? 영어로 미션(Mission)은 라틴어 미씨오(Missio)에서 온 단어이며 그 뜻은 “보낸다”라는 뜻이다. 모든 성도는 세상으로 보낸 사람이다. 무엇을 위해서 보내셨을까? 복음, 즉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전하기 위함이다. 선교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나는 복음의 선포이며, 증거이다. 이 망가져 가는 지구 생태계와 기후 위기 가운데,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뜻과 통치는 다르다는 것을 전하고 증거해야 할 선교적 사명이 있다. 이 소식을 전함에 있어서, 가장 큰 증거의 도구는 바로 우리의 삶이다. 이 망가진 세상으로부터 도망가지 않는다. 동시에, 현실의 어두움에 지지 않고, 미래에 완성될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소망과 기쁨을 우리 안에 새롭게 한다. 기후 위기의 시대, 크리스천들이 나서면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은 미션 파서블(Mission Possible)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