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구전율법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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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구전율법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12.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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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38)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성경에도 구전율법이 등장합니다. 복음서에 가끔 등장하는 ‘장로들의 전통’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마태복음 15:1~3을 예로 들겠습니다. “1 그 때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2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3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이 구전율법을 지킨다는 사실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을 자신들은 매일 실천하며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키는 것이 무척 힘들기는 했지만, 그 덕분에 자신들이 남들보다 더 경건한 자들이라는 긍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날도 예수님에게 자신 있게 제자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이 대단히 충격적입니다. 첫째, 장로들의 전통을 ‘너희의 전통’이라고 폄하하십니다. 바리새인들은 구전율법, 즉 장로들의 전통이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거룩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단지 ‘너희들의 전통’일 뿐이라고 깎아내리고 계신 것입니다. 물론 하시딤들이 처음에 좋은 의도로 만들었다는 것을 예수님도 아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 어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해도 인간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격상시키는 것은 엄청난 범죄행위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그런 일을 하고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계신 것입니다.

둘째, 예수님께서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바리새인들에게는 결정적인 치명타입니다. 그들이 애지중지하는 장로들의 전통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계명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것은 하나님의 계명에 반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이 말을 듣고 깊은 상처를 받습니다. 그들이 깊은 상처를 받은 이유는 장로들의 전통을 지킨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엄청난 긍지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꾸준히 지켜왔습니다. 한두 해가 아니라 평생 동안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이 그것은 하나님의 계명도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계명에 반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제거하기 전에는 자신들의 종교적 삶이 무의미한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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