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참말로, 진짜!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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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참말로, 진짜! 진짜?”
  • 강석찬 목사(예따람공동체)
  • 승인 2023.12.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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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
강석찬 목사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인 메리엄-웹스터가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진짜·진정성’을 뜻하는 ‘어센틱(authentic)’을 선정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는 진짜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 학생이 실제 논문 저자인지, 정치인이 해당 발언을 정말로 했는지 믿을 수 없다. 눈과 귀로 보고 들은 것조차 믿을 수 없게 되었다”며 “진실성의 위기(crisis of authenticity)를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단어 중, 2006년에 ‘트루시니스(truthiness)’를 뽑으며 “사람들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진실이라 받아들인다”고 했고, 2016년에 옥스퍼드는 ‘탈진실(post-truth)’을, 2017년에 콜린스는 ‘가짜 뉴스(fake news)’를 뽑았었다.

이미 AI가 만든 가짜 뉴스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버젓이 게재되고, 유명인의 목소리와 영상으로 조작된 혐오 발언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챗GPT의 등장과 함께 확산되기 시작한 가짜·허위 콘텐츠는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 급속한 AI의 발달로 가짜 데이터까지 생성할 수 있게 되어 진실을 검증하는 것조차 쉽지 않게 되었다. 가짜가 진짜로 인식되는 세상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속이는 자와 속는 자, 속이려는 자와 속지 않으려는 사람. 보이스피싱이 검찰, 경찰, 은행원을 사칭하니 속지 말라 하지만, 넘어가는 사람들. 이런 이들이 늘어나는 세상이다. 뻔한 거짓말인 줄 세상이 다 아는데도, 나는 모른다고 잡아떼며 ‘입틀막’ 하면, 증거를 가지고 진실을 구별해 내는 것이 너무나 어렵게 된 혼돈의 세상이다. 

이런 세상이지만, 성탄의 계절이 왔다. 성탄(聖誕)이 무엇일까? 화육(化肉), 하나님의 사람 되심이며, 말씀이 사람 되심이다. 말씀에 대한 책임이다. 곧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을 지킴이다. 말씀이 ‘진짜’라는 의미이다. 기독교의 중심에 있는 계약 신앙의 바탕은 약속에 대한 책임이 자리한다. 말에 대한 진실성이 기독교 신앙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의 진실을 전하며, 모든 거짓에 대하여 강력하게 반대한다. 하나님의 창조도 “있으라, 말씀하시니 그대로 되었다”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은 ‘진짜’이다. 거짓의 혼돈(chaos)이 틈을 탈 틈새가 없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신앙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모든 거짓에 대하여, 모든 허위의 세력에 대하여 강력하게 대결하고, 저항하여야 한다. 눈곱만한 거짓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 ‘가짜’가 조금도 자리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 가짜 뉴스, 거짓말, 아니면 말고, 내로남불, 모함, 사기, 공약(空約), 등등 이런 허위가 세상을 더럽히거나 어지럽게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 안을 살펴보면 너무나 부끄럽다. 거짓말을 가르친다. 비복음적인 것이 복음인 양 강단에서 선포되고 있다. 예수 믿으면, 세속적 가치관의 욕망을 채워주는 복을 받는다고 현혹(眩惑)한다. 예수의 말씀을 왜곡하여 전하기도 한다. 전혀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용서할 줄도 모르면서, 입으로만 사랑을 말하고, 용서를 주문처럼 읊조린다. 자신은 탐욕을 채우려 안달하면서, 말로만 청빈한 척하기도 한다. 성탄의 절기에 2023년, 올해의 단어 ‘진짜’에 자신을 비춰보며, ‘거짓, 가짜’에 물든 것들을 회개하며 바꾸면 좋겠다.

연말 선물, 진짜를 마련해야 할 텐데, 짝퉁이 판치고 있으니 묻게 된다. “이것, 진짜요?”

예따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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