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운동을 하면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감사를 하면 어떤 유익이 있느냐는… 그래서 여러 예를 들어주곤 한다. 정신 과학자들은 뇌과학의 관점에서 감사의 효과를 증명해준다고. 심리학자들은 긍정 심리학으로 감사가 사람의 정신과 신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설명해준다고. 감사를 하며 살면 수명이 길어지고, 불평을 하며 살면 수명이 짧아진다고도. 경영학자들은 사원들이 감사를 하면 회사의 경영 실적이 좋아진다고 주장한다고.
감사가 우리 삶에 부정적이란 얘기는 역사상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 감사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삶에 유익하다. 그러므로 감사해야 한다.
내가 감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청년 시절이었지만, 남들에게 감사를 권하기 시작한 것은 40년쯤 된 것 같다. 대학에 출강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감사일기를 권했다. 감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면서 감사일기를 쓰게 했고, 그걸 학점에 반영하기도 했다. ‘감사와 배려’라는 교과목도 개발했다. 그때만 해도 학생들은 퍽 순박했던 것 같다. 반강제적인 시도였음에도 하루에 서 너 개씩 감사일기를 썼다. 그렇게 한 주일이 지나면 스무 개 정도 된다. 그 중 한 두 개의 일기 내용을 동료들과 나누게 했다. 그런 후에 각 조에서 가장 감동적인 내용을 하나씩 뽑아 전체 동료들 앞에서 소개하게 했다. 그때 가르쳤던 교과목 내용보다 감사일기를 기억하는 제자들이 많다. 그걸 해보면서 감사는 나눔을 통해 전염이 된다는 걸 확신하게 됐다.
그때 나온 이야기 하나. 한 학생이 입사 시험을 치렀는데 낙방을 했다. 그는 그 소식을 내게 알려왔고, 나는 그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낙방을 했지만, 자네가 얻은 점이 있을 거야. 그걸 생각해봐. 자네를 낙방시킨 그 회사가 고마울 수도 있어.” 그 말을 들은 친구는 기특하게도 회사에 감사 편지를 써보냈다. 낙방자가 감사편지를? 정작 합격자는 감사편지를 보내지 않는데? 그러던 중 합격자 한 명이 입사를 포기하게 됐다. 그렇게 되면 회사는 그 다음 순위자를 뽑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감사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 회사는 그 다음 순위의 우리 학생을 채용했다.
감사의 힘, 칭찬의 힘,
사과의 힘, 용서의 힘
가끔 교회들을 방문하면서 부부 감사학교를 연다. 그때마다 하는 게 있다. 배우자를 칭찬하는 말, 배우자에게 고마운 일 10가지 쓰기다. 평소 해보질 않아서인지 다들 잘 못 쓴다. 더구나 평소 거리감이 있는 이들은 더 힘들어 한다. 그날도 한 부부는 연필을 놓고 눈도 마주치지 않고 떨어져 앉아 있었다. 사이가 좋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부부가 앞에 나가 상대방과 눈을 마주 보며, 목소리와 표정과 몸짓으로 그걸 표현하는 순서. 남편과 아내가 번갈아 한 가지씩 표현하면, 주위 동료들은 “맞아!”를 외치며 응원해준다. 다들 어색해하면서도 배우자에게 감사와 칭찬을 했다. 드디어 그 부부의 순서. 남편이 머뭇거리면서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아내를 칭찬했고, 아내도 어두운 표정으로 쓴 것을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교대로 칭찬과 감사를 해나가는데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감사나 칭찬을 말하지만 목소리에는 아픔이 담겨 있었다. 둘 다 울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아마도 둘 사이에 큰 아픔이 있었던 것 같다. 남편이 미안하다며 울면서 사과를 하자, 아내가 남편을 안아주었다. 우리 모두는 “맞아! ”맞아! “맞아!”를 외쳐주면서 둘을 격려해주었다. 감사의 힘, 칭찬의 힘, 사과의 힘, 그리고 용서의 힘을 느끼는 매우 은혜스러운 순간이었다. 그 부부는 내가 자기네 ‘은인’이라며 지금도 가끔 연락을 해온다. 지금은 해외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 감사를 해야 한다. 매 순간 나를 성찰해봄으로써 우리의 삶을 하나님의 뜻에 맞춰나갈 수 있다. 또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믿기에 감사의 기준선을 낮추고 감사거리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나아가 당면한 어려운 상황도 이겨낼 수 있다.
이웃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 “고맙다!”는 이 한 마디에는 칭찬과 격려와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 한 마디가 사람을 살린다. 오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고마운 일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걸 표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