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구권 선교운동의 중심에 선 한국선교의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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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구권 선교운동의 중심에 선 한국선교의 2023년”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12.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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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MA, 지난 5일 ‘KWMA 10대 뉴스 발표’

코로나 팬데믹은 변화를 유도하다 못해 강제했다. 특히 선교계에 미친 영향은 쉽게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수많은 선교사들이 원치 않게 선교지를 떠나 귀국해야 했고 신규 파송의 길도 막혔다. 기존의 방법론과 전략이 전혀 통용되지 않는 시대를 바라보며 우리는 선교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고 엔데믹(일상적 유행) 시대가 시작된 올해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촉발된 변화를 연착륙시키는 실험대였다. 선교계에서도 새로운 시대, 달라진 환경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한 새로운 실험들이 무수히 시도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강대흥 선교사·KWMA)는 지난 5일 ‘KWMA 10대 뉴스’를 발표하며 변화의 양상을 점검했다.

 

#1 새로운 선교를 위한 NCOWE

지난 6월 13~16일 ‘다시 그곳에서’라는 주제로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가 열렸다. 부제는 ‘Rethinking Korean mission in the World Christianity Today’. 풀이하자면 세계 기독교 시대 속에 있는 한국선교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얘기다. 국내 선교계 지도자와 현장 선교사, 목회자, 선교학자 등 640여 명이 참석해 미래 선교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10대 뉴스를 발표한 KWMA 사무총장 강대흥 선교사는 “수십년 전 한국선교가 시작됐을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은 세계선교의 주도권이 서구권에서 비서구권으로 넘어왔다는 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선교가 어떻게 비서구권 선교를 이끌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2 높아진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 9월 리비아 대홍수와 모로코 대지진, 10월 아프가니스탄 대지진. 이상기후로 발생한 환경재난은 올 한해 전 세계 곳곳을 덮쳤다. 기후재난의 피해는 대부분 선교지, 즉 저개발국가라는 점에서 현지에 있는 선교사와 이를 지원하는 선교단체의 역할 또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 됐다.

KWMA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과 손을 잡고 지난 11월 7일 ‘2023 지구와 선교 포럼’을 열었다. 해외 선교지의 기후위기 실태를 조명한 이날 포럼에서는 ‘선교사들의 기후위기 인식 조사’가 발표됐고 기후위기의 최전방에 있는 선교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3 변화의 정착을 위한 액션 플랜

새로운 선교를 위한 아이디어들이 탁상공론에 그친다면 결국 변화는 없는 셈이다. KWMA는 NCOWE에서 논의된 새로운 선교 전략이 실제 선교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부단히 애썼다. 지난 10월 2~4일엔 ‘KWMA 강릉 라운드 테이블’을 열어 NCOWE의 정신을 이어갔다.

지난 1일 개최된 ITMC도 액션 플랜의 일환이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해 ‘NCOWE 보고회’를 열고 ‘다음세대 선교 동원’을 위한 후속 모임을 지속적으로 갖는 등 NCOWE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일선 현장에서 자리 잡도록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4 모든 성도를 통한 선교의 시작

올해는 KWMA가 2년 전부터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평신도 선교자원 동원 운동’이 결실을 맺은 해다. 지난 1일 열린 자비량 이주민 선교 후원단체 ‘비쏠라이트’ 창립예배는 평신도 선교자원 동원의 열매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비쏠라이트는 앞으로 이주민 선교현장과 한국교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 동시에 평신도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실제 이주민 선교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강대흥 선교사는 “이제 선교사들만에 의한 선교가 아닌 모든 성도에 의한 선교가 시작되어야 할 때”라며 “비쏠라이트를 시작으로 모든 교회, 모든 성도들이 동참하는 선교 운동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5 선교지 재산은 선교지를 위해

한국선교의 황금기를 책임졌던 선교사들의 은퇴는 선교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특히 선교사들이 평생에 걸쳐 일궈왔던 선교지 자산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이에 KWMA와 주요 교단 선교부 실무자들의 모임인 한국교단선교실무대표협의회는 지난 8월 21일 ‘한국선교 출구전략과 재산권 이양 정책 공동 결의서’를 발표했다.

결의문에서는 돈과 프로젝트가 중심이 되는 선교를 지양하고 선교지 중심의 건강한 선교로 나아갈 것과 선교지에서 형성된 모든 선교적 재산들은 공적 재산임을 인정하고 그 목적대로 사용할 것을 다짐했다.

#6 비서구 교회가 세계선교의 중심으로

1900년도 세계 기독교인은 서구가 82%, 비서구가 18%였다. 하지만 2020년에는 서구가 33%, 비서구가 67%로 역전됐다. 선교사 파송 역시 서구권 선교사의 증가는 정체된 반면 비서구권 선교는 급속히 증가했다. 이런 시점에서 KWMA는 KWMC, KWMF와 함께 ‘비서구권 중심 선교운동’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 것을 결의하며 결의문을 채택했다.

‘NCOWE 이후 구체적 액션 플랜을 위한 결의서’라는 이름의 성명에는 △후원교회의 선교철학보다 현장 중심의 선교를 펼칠 것 △재정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가 아닌 네트워크를 통한 선교에 집중할 것 △지속가능한 선교를 위한 하나님의 선교를 본받을 것 등의 내용을 담았다.

#7 선교학 교수들과의 동역

선교는 교회, 그리고 선교단체가 협력하지 않고는 이뤄질 수 없다. 그리고 교회와 선교단체의 출발점에 있는 것이 그들을 배출해내는 교육기관, 즉 선교학 교수들이다. KWMA는 선교학 교수들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이들과의 교류를 시작했다.

KWMA는 지난 11월 23~24일 용산 노보텔에서 ‘선교학 교수 라운드 테이블 모임’을 진행했다. 45명의 각 학교 선교학 교수들이 참여한 이날 모임에서는 세계선교의 흐름과 현장 상황을 학계와 공유하며 새로운 선교 전략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8 내년 로잔대회는 서울에서

복음주의 선교운동의 기둥인 로잔운동의 제4차 로잔대회가 내년 한국에서 개최된다. 로잔 서울대회는 ‘교회여, 그리스도의 통치를 선포하자’라는 주제로 한국교회와 아시아교회가 함께 준비하며 비서구권 중심의 세계 선교 전략을 논의하게 될 예정이다.

KWMA는 지난 5월 30일 한국로잔위원회와 업무협약을 개최하고 성공적인 대회 진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전국 성도 7천명이 운집한 ‘로잔대회를 위한 기도대성회’가 지난 7월에, 4차 로잔대회를 위한 선교단체 대표 초청 간담회가 지난 9월 열리는 등 내년 9월 본 대회를 위한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9 이주민 사역자를 선교사로

팬데믹 시대를 지나며 가장 주목받은 선교 전략을 꼽으라면 단연 이주민 선교가 지목된다. 국경의 문이 닫혀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 곁에 온 이주민들을 위한 사역은 가장 효과적인 선교 전략이 됐다.

강대흥 선교사는 “지금까지는 해외로 나가는 것만이 선교로 여겼다면 이제는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KWMA는 지난 8월 31일 각 교단에 공문을 발송하고 다문화 사역하는 목사를 선교사로 인준하는 절차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것, 개 교회에서 지역 성도들을 중심으로 이주민 선교에 힘써줄 것 등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10 비서구 선교운동을 위한 네트워크

한국선교가 비서구 중심의 선교 운동의 선두주자로 나선다. KWMA는 올해 열린 제8차 NCOWE에 아시아 각국과 남미 대륙 선교 지도자들을 초청했다. 남미 코미밤 대표, 인도선교협의회 대표, 싱가폴 선교협의회 대표 등 11개국 14명의 제3세계 선교지도자들이 NCOWE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와 남미 선교 지도자들은 비서구 선교지도자들의 정례 모임인 ‘COALA’(Christ of Asia and Latin America) 결성을 결의했다. 2차 COALA 대회는 내년 5월 방콕에서 열리며 아프리카와 기타 비서구권 선교 지도자들도 초대해 글로벌 선교운동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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