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칼럼]마지막 인사는 나누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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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마지막 인사는 나누고 가세요
  • 홍보옥 웰다잉 강사(각당복지재단)
  • 승인 2023.11.29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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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생각하다.29

연명의료 결정법은 연명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정립함으로써 환자가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고,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시행 여부를 가족이 결정하는 책임으로부터 부담을 갖지 않도록 보호하고자 만들어졌다.

또한 연명치료를 유보 또는 중단한다는 것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의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의학적으로도 무의미하다고 판명되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통증을 줄여주면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의사능력이 있는 19세 이상이면 건강한 사람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찾아가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해 둘 수 있다. 그리고 연명의료 계획서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는 의료기관에서 담당 의사와 전문의 1인에 의해 말기 환자나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로 진단 또는 판단을 받은 환자에 대해 담당 의사가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연명의료에 관한 본인의 의사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 계획서를 통해 남겨둘 수 있지만, 가능하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권면한다. 왜냐하면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이미 말기로 접어든 상태라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고, 막상 연명의료 계획서 작성 시점에 이전과는 달리 환자가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조사 결과 2018~2022년 연명의료 중단을 선택한 25만 6,377명 기준으로 말기나 임종 과정에 벼락치기로 연명의료 중단을 내린 경우가 21만 2,515명(83%)에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환자 가족 2인의 진술이나 환자 가족 전원 합의로 연명의료가 중단된 경우가 61.5%에 달했다.

인간의 세포 속에는 인간의 역사만큼 오래전부터 살기 위해 학습되고 전해져 내려와 각인된 욕구들이 있다. ‘산 개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라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심각한 치매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자기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거나 치료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없고, 치료를 통해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연명의료에 묶여 세상과 자연스럽게 이별하지 못하고 고달픈 삶을 지속하고 있는 분들에게 칼 포퍼의 글을 전하고 싶다. “편안한 죽음도 가족에게 물려주는 좋은 자산이다. 거기엔 죽은 자의 기억과 사랑이 응축되어 있어 남아 있는 가족에게 삶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이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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