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선교 대위기, 경목 내실화·지역교회 협력 더 중요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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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선교 대위기, 경목 내실화·지역교회 협력 더 중요해져”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11.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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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선교회, 지난 16일 ‘경찰 선교를 위한 심포지엄’ 개최
경찰 복음화 9% 이하일수도… 경목실 폐쇄 사례 증가 중

전국 치안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있는 경찰은 15만 명에 달하지만, 이 중 예수님을 믿는 경찰의 복음화 비율은 9%에 그친다고 한다. 통계청 조사에서 우리나라 기독교 인구가 19.7%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경찰 내에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서 경목실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는 일선 경찰의 증언도 있다. 경찰 선교의 대위기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에서 새로운 돌파구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선교회(대표:김병철 목사)와 한국경찰기독선교연합회(회장:최기영 경무관)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국제회의장에서 경찰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경찰이 복음화되면 국민이 행복해집니다”를 주제로 마련된 심포지엄에서 전현직 경찰관과 경목 목회자들은 경찰 선교의 현실을 진단하고 경찰 복음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다짐했다.

▲ 경찰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개최됐다.
▲ 경찰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개최됐다.

“위축되지 말고 복음 전해야”
35세 때 예수님을 영접한 후 퇴직할 때까지 발령받아 가는 지역마다 신우회를 설립하고 예배를 시작했던 조현배 전 해양경찰청장. 그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평생 경찰에 몸담는 동안 경찰들을 섬겼던 경험을 나누며 경찰 복음화를 위해 실천을 도전했다. 조 전 청장은 현재 백석대 신대원에서 예비목회자 교육을 받으며, 해외 선교사 파송 훈련까지 받고 있다.

조현배 전 청장은 “공직자 종교 편향 문제가 대두되면서 경찰 선교가 어려워지고 경목 기능도 약해진 면이 있지만,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변함이 없다. 더욱 지혜롭게 선교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조 전 청장은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고 경험한 사람은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선교는 쉬운 것이라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면서 “때로는 사역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동역자가 없어 힘들지만, 경찰 선교에 매진하고 지역교회와 협력하며 나갈 때 부흥의 역사는 언제나 일어났다”며 다양하고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공유했다.

조 전 청장은 “가장 아쉬운 것은 믿는 사람들끼리 모여 예배드리는 차원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우리 사명은 예수를 믿지 않은 경찰에게 복음을 심어주는 것임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며 선교 방법의 개발, 양육훈련, 외부 선교기관 협력, 경찰 선교 매뉴얼 연구와 시행, 경찰청 중심의 통합적 선교전략 수립 등을 중요과제로 제안했다.

“경목실이 사라지고 있다”
17년째 경남경찰청교회 담임하고 있는 이진석 목사는 경목 사역이 경찰선교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관점에서 지역 교회와 협력을 중요하게 제시했다.

이진석 목사는 “경찰 내 기독 신우들만의 열정과 헌신으로는 사역하는 데 제한이 많다. 당장 성탄트리를 만드는 사업을 할 때에도 지역의 경목 목사님과 교회가 함께할 때 시너지가 나타난다”며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경목이 세워져야 한다”고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임기 3년의 경목은 경찰서장이 위촉하도록 경찰청 예규에 규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경목실장이 추천하면 위촉이 이뤄진다. 하지만 일부 경찰서의 경우 제대로 사역하지 않으면서 종신직처럼 자리를 차지하는 경목도 존재하는 실정이다.

이진식 목사는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경찰 선교에 비전이 있는 사람이 위촉되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경남지역의 경찰 복음화율이 6%에 이를 정도로 위축되었음을 언급하면서, 지역 내 경찰서 중 경목실이 없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경목실이 사라진 곳이 많아졌고, 현재 단독 경목실이 있는 경우는 관내 23개 경찰서 중 1~2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진석 목사는 “경목 목사님들이 섬기고 있는 지역교회와 경찰선교회가 인적 물적자원을 공유하고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경찰서 내 공간이 부족한 현실에서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협력해야 한다”고 공간 부족의 문제를 풀어갈 방향을 제시했다.

서울강남경찰서 경목실장 김봉기 목사(은혜교회)는 “경찰선교를 위한 체계적인 행정과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고, 경찰 선교를 위한 재정도 요청된다”고 언급했다.

김봉기 목사 역시 “경목실이 없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면서 “대신 경찰 위촉 성직자 운영규칙에서는 경찰기관에 따라 4~5명의 경목을 위촉할 수 있다. 각 교단에서 경찰선교사 제도를 두어 전임 제도를 활성화한다면 경찰 선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 이날 심포지엄은 “경찰이 복음화되면 국민이 행복해집니다”는 주제로 전·현직 경찰관, 경목 목회자들이 참여해 열띤 토의를 벌였다.<br>
▲ 이날 심포지엄은 “경찰이 복음화되면 국민이 행복해집니다”는 주제로 전·현직 경찰관, 경목 목회자들이 참여해 열띤 토의를 벌였다.

경찰 근서 특수성 고려한 사역
경찰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는 전 서울도봉경찰서장 윤성혜 교수는 “한때 20%에 달했던 경찰 복음화율이 9%로 줄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해 그 규모는 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선교의 씨앗이 침투되기 어려운 경찰 선교의 전체 환경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과반수의 교대부서 인력’, ‘계급조직’, ‘종교적 중립 의무’라는 경찰의 특수한 업무 환경도 영향 요소라고 봤다. 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씨뿌리는 농부’의 부족과 ‘씨 뿌리는 사역’ 자체가 부족한 현실도 언급하면서, “경찰 내 그리스도인들은 선교사라는 생각으로 직업생활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나서 찾아가는 선교와 스며드는 선교, 봉사활동 매개 선교를 시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파주경찰서 교통관리계장 박가영 경감은 30대 관점에서 젊은 경찰에게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실정을 토로하면서도, “경찰 근무의 특성상 평일예배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믿는 경찰관들이 함께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는 환경이 어떤 직장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경감도 “경목실이 활성화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경찰 출신 목회자들이 열심히 사역하고 자기 비움의 겸손으로 일선 경찰들에게 복음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경찰 선교에 헌신하고 있는 사역자들과 은퇴 경찰, 현직 경찰들은 토의시간을 갖고 경찰 선교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실질적인 사역을 위한 성공사례를 나누고 개선방안을 공유했다.

경찰선교회 대표 김병철 목사는 “경찰 선교 현장에서 잃어버리고 놓친 것을 재점검해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대처해나가야 할 때”라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토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경찰 복음화를 위해 더욱 전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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