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버텨야 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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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버텨야 살 수 있으니까요!
  • 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 승인 2023.11.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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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며칠 전 한 유튜브 방송에서 탈북민들을 돕는 목사님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에서는 12살 소년이 부모를 찾아 탈북하게 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서 저에게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캄캄한 밤 랜턴을 켜지 않고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깊은 산속에서 목사님과 방송팀은 조심스레 국경을 넘어오는 이들을 만나려 그 험한 산길을 올라갔습니다. 한참을 올라가 인기척이 들리고 모두가 가던 길을 멈추고 숨죽여 주변을 살피던 중 방송팀을 잠시 머물러 있게 하고 목사님은 혼자 인기척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방송팀이 목사님을 쫓아 올라가 조명을 켜는 순간 바로 그 아이가 다른 탈북민 3명과 함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 순간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너를 도와주러 오신 목사님이야!”

밤새 컴컴한 산길을 빛도 없이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 조심조심 극도의 긴장감 속에 넘어왔을 아이는 그제야 안심을 한 듯 세상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환한 미소로 얼굴빛이 변했습니다. 그 순간, 이 아이에게 목사님과의 만남은 환희와 기쁨,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를 꼭 안아주시는 목사님의 따뜻한 손길이 꼭 예수님 같았습니다. 그렇게 목사님과 방송팀을 만났지만, 이후에 안전한 지역까지 함께 가야 할 길은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작은 버스로 이동 중 갑작스러운 경찰들의 검문에, 차에서 내려 2시간이 넘게, 산을 돌아 돌아 헤매야 했고 22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마을에는 사방에 공안들 숙소가 있어 맘 놓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목사님과 함께한 예능인 출연자는 버스로 이동하면서 12살 소년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 북한에서 탈출하고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을 텐데 무섭지 않았어?”
“일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정말 무섭지 않았어?”라는 이어진 질문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버텨야 살 수 있으니까요!”

그 무섭고 두려운 탈출 과정에서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12살 소년의 한마디는 제 마음을 울컥하게 했습니다. 6살의 어린 나이에 헤어진 부모를 찾기 위해 12살 소년은 버텨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버텨야 살 수 있었고 그래야 꿈에 그리던 부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제 나이에 친구들보다 체구도 작고 키도 작은 그 소년은 이미 어른이 되어 있는 듯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버틴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특별히 장애를 겪고 살아가고 이에 더해 사고와 다양한 질병으로 이중 삼중에 고통을 참아내고 견뎌낸다는 것은 정말 힘겨운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인내하는 자를 우리가 복되다 하나니 너희가 욥의 인내를 들었고 주께서 주신 결말을 보았거니와 주는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시는 이시니라(약 5:11)”
제가 감히 누군가에게 인내하라고 견디라고 버티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은 인내하는 자가 복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2023년 올 한해도 다들 잘 견디고 버티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결코 우리의 인내하는 삶과 그 기도를 잊지 않고 계심을 믿습니다. 그 믿음 안에서 다시 힘을 내는 제가 그리고 우리가 모두 되길 소망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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