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하나님의 이름을 두신,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는 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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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하나님의 이름을 두신,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는 성전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3.11.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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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07) - “다시는 내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겔 43:7)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새 성전 환상의 정점은 단연 하나님의 영광이 귀환하는 장면입니다(43장). 이 환상은 에스겔이 처음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을 떠나가는 광경을 보았던 때로부터 20년이 흐른 시점에 주어졌습니다. 에스겔이 소명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던 그 20년 동안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답게 거룩한(‘구별된’) 삶을 살도록 부르심을 받았는데, 그것을 위한 최선의 예시가 바로 새 성전의 예언이었던 것입니다. 성전은 거룩하신 하나님의 임재를 모시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간 성전은 더 이상 성전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황폐해진 까닭은 사회의 엘리트 계층이 포로로 끌려가서가 아니라, 겉으로는 장엄해 보이는 성전이 인간의 범죄 현장으로 타락했고 하나님의 영광 대신 인간의 영광을 전시하는 시설이 된 데 있었습니다. 우상숭배와 더불어 성전을 더럽힌 것이 ‘왕들의 시체’였다는 사실은 타락한 왕들이 율법을 어기고 성전 구역 내부에 묘를 쓴 경우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해줍니다(43:9).


성전으로 돌아오신 하나님께서는 그같은 악행을 영원히 제거하시리라고 선언하십니다.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는 내 보좌의 처소, 내 발을 두는 처소, 내가 이스라엘 족속 가운데에 영원히 있을 곳이라 이스라엘 족속 곧 그들과 그들의 왕들이 음행하며 그 죽은 왕들의 시체로 다시는 내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지 아니하리라(43:7)” 참으로 장엄하고 감격스러운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두신 곳, 하나님의 영광이 다시 머무시는 성전을 주께서 친히 지키십니다. 이 성전은 귀환한 유대 백성이 약식으로 세웠던 스룹바벨 성전일 수 없습니다.

로마 지배하에 당대의 기념비적 건축물로 칭송받던 헤롯 성전도 아닙니다. 야심가 헤롯이 46년에 걸쳐 세웠던 그 찬란한 건물은 결국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도록” 부수어지고 말 터이니 말입니다(마 24:2). 하나님께서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다시는 더럽히지 않으시리라 선언하신 성전은, 주의 성령께서 머무시는 처소인 우리 성도들과 성도의 무리인 교회입니다.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들 가운데 거하며 두루 행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고후 6:16)”


성전이라는 구조물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거룩함의 메시지였습니다. 성도들은 늘 성전을 마음에 두고 자신을 돌아보며 묵상해야 했습니다. “인자야 너는 이 성전을 이스라엘 족속에게 보여서 그들이 자기의 죄악을 부끄러워하고 그 형상을 측량하게 하라 만일 그들이 자기들이 행한 모든 일을 부끄러워하거든 너는 이 성전의 제도와 구조와 그 출입하는 곳과 그 모든 형상을 보이며 또 그 모든 규례와 그 모든 법도와 그 모든 율례를 알게 하고 그 목전에 그것을 써서 그들로 그 모든 법도와 그 모든 규례를 지켜 행하게 하라(43:10~11)” 그러므로 에스겔 성전의 ‘디자인’을 논하기 위해서는 도면으로 옮겨 축약할 수 있는 공간 배치와 구조물만이 아니라, 그 궁극적 목표와 관련된 영적이고 상징적인 메시지를 읽어내야 합니다. “성전의 법은 이러하니라 산꼭대기 지점의 주위는 지극히 거룩하니라 성전의 법은 이러하니라(12절).” 구약 규례에 따르면 성소만이 지극히 거룩합니다. 그러나 새 성전은 그 주변까지 거룩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곧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사실의 깊은 뜻을 밝히 드러내 줍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전 3:16~17)” 우리는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 백성, 그분의 임재를 모신 지극히 거룩한 존재들입니다.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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